“요즈음 유명세가 장난이 아닌데, 신랑 자랑 좀 하세요. 남편분은 뭐하세요?”, “막노동 해요.”, “아~ 건축사업 하시는구나.”, “아뇨, 진짜 막노동한다니까요.”

최근 방송과 스크린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여배우, 충무로의 신스틸러 라미란(39)씨가 자신의 남편에 대한 공개적 질문에 자신있게 밝힌 대답이다.

이 같은 내용이 인터넷 등을 통해 전해지자 수많은 네티즌들이 한바탕 난리법석(?)을 떨었다.

그런데 그녀는 오히려 이처럼 솔직한 표현이 화제가 됐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단다. “그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는데 놀랐어요. 막노동하는 게 부끄러운 건 아니잖아요”라며 “세상 사람들 모두 자기 능력에 맞는 일을 하는 거니까요”라는 등 참으로 거침이 없다.

특히 그녀는 얼핏 불편한 자리일 수 있는데도 “전 우리 남편이 부끄럽거나 창피하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고, 모든 연예인의 남편이 사업을 해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잖아요. 능력껏 사는 거죠. 그래도 제 남편을 아주 많이 사랑한답니다”라며 “우리 남편 보고 졸부래요. 비속어로 ‘졸라 부러운 사람’의 줄임말이라더라고요. 하하하”하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사회가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지 이미 오랜 상황에 막노동판을 전전하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남편은 설 곳이 없다. 더욱이 돈 때문에 가정이 무참히 붕괴되는 안타까운 사연이 비일비재한 점을 생각하면 말이다.

하지만 앞서 서술한 여배우의 사연이 기막힌 순애보로만 치부될 일은 또 아니다.

비록 막노동을 하더라도 당사자인 남편은 그 유명 여배우인 아내와 자녀에게 최선을 다한 성실함 속에 얼마나 큰 믿음을 줬기에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일까? 이 시대의 남편과 아버지들이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고민해 봐야 할 도그마가 아닌가 싶다.

이런 사연에 대해 네티즌들이 담아낸 응원 댓글 중 “막노동하는 아버지를 부끄럽게 생각했었는데 당당하게 말하는 그분을 보고 부끄러워졌어요.”, “저도 막노동하는데, 부끄럽지 않은 직업이라고 말해 줘서 감사합니다.” 등의 사연은 우리 사회를 밝히는 또 다른 희망의 불씨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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