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바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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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바다, 어머니
박남춘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인천 남동갑
  • 기호일보
  • 승인 2015.01.09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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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남춘 국회의원

 과거, 바다와 관련해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람으로 치자면 동해는 어린아이요, 남해는 청년이요, 서해는 어머니와 같다.’

넓은 갯벌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는 과거부터 풍요의 상징이요, 각종 수산자원의 보고였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아끼지 않는 우리네 어머니들처럼 서해는 철따라 조개며, 꽃게, 새우, 조기 등 싱싱한 해산물을 우리에게 아낌없이 안겨 줬다.

육고기가 귀하던 시절, 수산시장에서 갓 사 온 생선 한 마리만 있으면 초라한 밥상도 금방 진수성찬이 됐던 때가 있었다.

그런 서해가 지금 몸살을 앓고 있다. 다름 아닌 중국 어선 불법 조업 때문이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상상을 초월한다.

여러 어선이 선단을 이루고 단속을 하는 우리 사법경찰관들에게 손도끼·칼과 같은 흉기를 휘두른다. 중국 어선 불법 조업으로 인한 우리 수산업계의 연간 손실액이 1조 원을 넘는다는 연구보고서도 있다. 결코 과장된 수치가 아니라는 게 수산업계의 중론이다.

 이 같은 중국 어선 불법 조업이 지속된다면 서해바다는 더 이상 우리에게 어머니의 풍요를 베풀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중국 어선 불법 조업에 대한 정부 대책은 겉돌고 있다. NLL 이남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가 우리 해경의 단속이 시작되면 NLL 이북으로 줄행랑치는 중국 어선을 속수무책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중국 어선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남북 접경지역이라는 서해안의 특성상 효과적으로 중국 어선 불법 조업을 단속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단속이 어렵다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라도 마련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정부 대책 역시 미온적이기만 하다.

당장 서해5도 지역 어업인들이 조업을 나가고 싶어도 어업지도선이 없어 조업을 못 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선안전조업규정상 어장별 지도선이 있어야 군부대의 출어 승인이 가능한데, 지도선 노후화에 따른 잦은 엔진 고장으로 어선도 출항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 어업지도선인 인천 214호의 선령은 무려 37년이다. 작년 한 해 온 국민들을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던 세월호보다 16년이 더 많다.

평균 운항속도가 8노트(15㎞)로 우리 어선의 절반밖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 어업지도기능을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어선들이 어장을 비우게 되면 그 어장은 순식간에 중국 어선 차지가 된다. 눈 뜨고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지자체는 예산이 없어 어업지도선 대체 건조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 정부는 ‘어업지도선 건조업무는 지자체 사업으로 정부 지원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중국 어선 불법 조업으로부터 어업인을 보호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국가의 의무이다.

자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을 그저 지자체의 책임으로만 돌린다면 국가의 역할을 다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특히 서해5도 주민들은 북한의 도발위협에서도 우리 영토인 서해5도를 지키는 국가안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타 지자체의 상황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이들 주민을 위해 국가가 배 한 척 지원하지 못하는 이유가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 때문이라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

서해를 지키는 일은 그저 어업인들을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영토, 우리 바다, 우리 자원을 지키는 일이다. 언제까지 지자체 소관 타령만 할 것인가. 정부의 태도는 아프다고 우는 자식에게 출가했으니 알아서 하라는 형국이다.

이번에 본 의원이 대표발의한 ‘서해5도 지원 특별법 개정안’에는 서해5도 지역을 관할하는 어업지도선에 대한 국비 지원을 포함해 농수산물 운송선 및 불법 조업 방지시설에 대한 국비 지원 근거를 마련해 서해5도 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조업과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정부와 국회가 서해5도 주민들을 품어 주길 기대하고,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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