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디우스 매듭(Gordian Knot)’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탄생 배경은 기원전 800년 전의 설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대국가인 프리기아의 왕 고르디우스는 제우스 신에게 마차를 바치기로 하고 신전 기둥에 복잡하게 묶어 매듭지었다. 이것이 바로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다.

그리고 이 매듭을 푼 자가 아시아의 왕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300여 년이 흐른 뒤 아시아 원정차 프리기아를 지나가던 알렉산더 대왕은 매듭이 풀리지 않자 칼로 잘라 끊어 버렸다. 알렉산더 대왕은 그렇게 신탁의 주인공이 됐고 실제 아시아를 정복하게 됐다.

이후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의미를 가지게 됐고, 당장은 해법이 없는 난제를 이르는 말로 통했다.

그리고 풀기 어려운 문제를 대담하게 풀어내는 행동을 일컫는 말이 되기도 했다. 우리에게는 ‘쾌도난마(快刀亂麻)’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헝클어진 삼베를 잘 드는 칼로 자른다는 뜻으로 복잡하게 얽힌 난국을 정면 돌파할 때 흔히 인용된다.

이처럼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나 쾌도난마가 주는 교훈은 ‘발상의 전환’이다. 알렉산더가 칼로 매듭을 풀기 이전에 이미 아시아의 많은 왕들은 아시아를 지배한다는 신탁에 따라 온갖 방법을 동원해 신전과 마차를 이은 매듭을 풀고자 했다.

그러나 알렉산더가 단칼에 매듭을 끊어내는 발상의 전환이 아닌, 주어진 공식에만 매달리다 알렉산더에게 신탁을 양보해야 했다.

지금 인천의 상황도 고르디우스의 매듭 못지않게 많은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제3연륙교와 루원시티, 검단신도시와 영종하늘도시 등 해법조차 보이지 않는 현안들이다.

이러한 현안들의 매듭을 풀기 위해 그동안 많은 방법이 동원됐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해법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인천시가 제시한 해법이 ‘발상의 전환’이다. 기존의 틀을 고수하지 않고 단순한 방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이다.

당장은 손해가 될 수 있는 해법이지만 사업을 조기에 해결하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아주 단순한 논리다.

 아직 확정적인 해법이 제시된 것은 아니지만 발상의 전환을 통해 만들어 낼 인천시의 청사진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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