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내의 인간관계를 가족이라고 한다. 가족은 결혼에 의해서 결합된 부부와 이들에게서 출생한 자녀로 이뤄진다. 그러나 이 같은 결혼과 혈연관계는 가족구성원의 결합 계기가 될 뿐 그것이 가족 요건의 전부는 아니다.

가족관계가 가족구성원 간 인간관계라고 한다면, 핵가족(核家族)의 경우 부부와 부자, 부녀, 모녀, 형제, 자매, 남매 등 8개 관계가 성립된다.

이것이 확대가족이 되면 가족 내에 존재할 수 있는 관계는 더욱 커지고 그 관계 역시 복잡해진다. 이를 지배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분류하면 부부·부자·모자·형제 중심형으로 구분한다.

이 같은 ‘가족’은 외형적 변화와 함께 가치관도 변화를 겪게 된다. 조선 중기 이후에 확립된 혈연 중심의 부계 가족 중심 가치관에서 자유, 평등에 입각한 민주주의 가치관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친족·부부·부모-자녀 관계 등 모든 가족 관계뿐 아니라 결혼, 부모, 자녀, 여성 등에 대한 태도에서도 나타난다. 특히 부부관계는 부모-자녀 관계를 우선시했던 전통적 가치관에서 부부관계를 동등한 비중으로 생각하게 됐고 수직적 부부관계가 아닌 수평적 부부관계를 중시하게 됐다.

이러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가족의 변화 이후 최근에는 세계화와 이기주의 가치의 확산 등으로 가족관계가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안산에서 40대 남성이 5시간 동안 인질극을 벌이며 별거 중인 부인의 전남편과 의붓딸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또 다른 40대 엘리트 가장은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자신의 집에서 3명의 가족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새해 벽두부터 큰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

경제적인 빈곤과 마음의 빈곤, 상대적 박탈감과 상대적 빈곤감, 사회적인 불만 등이 일상적인 사회현상으로 이어지며 가족의 이탈 및 해체를 부추기고 공동사회의 중요한 울타리로서 가정의 결속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억압된 사회구조 하에서는 이들을 구제할 수 없다.

인권을 소중히 여기며 나눔과 배려 속에 가족 내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 등 사회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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