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면서 항상 잊지 않아야 할 것이 바로 ‘도리(道理, 사람이 어떤 입장에서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길)’다. 그런 도리 중에서도 ‘상도(常道, 항상 지켜야 할 도리)’를 절대 어겨서는 안 된다. 이 상도는 우리 사회에서 꼭 지켜야 할 약속이기도 하다.

상도는 스포츠에서도 항상 존재하는 만큼 중요한 것이다. 특히 프로야구 경기를 보면 찾으려고 하지 않아도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장면이 경기 후반 한 팀이 최소 5점 이상 앞서고 있을 때 무사 1루 찬스에서 절대는 아니지만 가급적 번트로 1루 주자를 2루에 보내지 않는다. 이는 이기고 있는 팀의 상도이기도 하지만, 상대방의 자존심을 최대한 지켜주고 싶어하는 우리 스포츠사회의 예의인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스포츠에서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많은 상도를 지키면서 경기를 하며 관중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준다.

그런데 항상 같이 생활하고, 고민하고, 서로 의지하는 직장에서는 이미 상도가 깨진 지 오래된 것 같다. 선후배 간의 예의, 업무적으로 서로 간에 지켜야 할 선, 유종의 미 등은 서로 가깝지만 반드시 직장의 원활한 생활을 위해 서로 지켜야 할 상도라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어느 직장이든 이런 것들이 모두 뭉개진 것 같다. 특히 직장에서 퇴직하거나 보직이동으로 업무가 바뀔 경우 항상 인수인계라는 절차가 있다. 이 절차는 현재 보직이동 때만 통용될 뿐 퇴직 때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 나 하나 나가면 그만이지 그 직장이야 잘 되든 잘못되든 나가는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은 넓고도 좁다’는 말이 있다. 지금 서로 헤어지더라도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지 모른다는 말이다. 직장은 들어올 때도 중요하지만 나갈 때는 더욱 중요하다. 첫인상이 좋았다가도 헤어질 때 서로 마음이 상하면 결국 그 둘 사이는 건널 수 없는 강이 될 수 있다.

정도 없고 의리도 없는 요즘, 가능한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서 서로 얼굴 붉히지 않기 위해 모두들 잘 아는 상도만큼은 꼭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