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Uber)와 인천 택시업계 2위인 세븐콜택시가 협약을 체결하고 19일부터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이로써 우버는 서울에 이어 인천에서도 합법적 사업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호락호락하진 않겠지만 경기도까지 진입하게 된다면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 수도권역이 우버의 영향권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우버는 영업용 택시 한 대 없이 모바일 기반의 자동차 공유형 사업모델을 구축해 소위 대박 행진을 기록하는 벤처기업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밝힌 우버의 최근 기업가치는 약 45조 원으로 6개월 만에 무려 2배나 불어났다.

세계는 지금 경기 침체와 불황 속에서도 다양한 소비 패턴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런 흐름 중 하나가 우버로 대표되는 ‘협력형 소비모델’이다.

하지만 금번 제휴는 그저 시장에 적응하는 헤게모니 과정일 뿐 이런 공유 개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늘었다. 그동안 우버는 업의 개념상 승객 안전성, 보험 적용 여부, 차량 품질 등에 대해 통제가 어려웠었는데 면허를 갖춘 택시업계와 조인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문제를 해결했다.

여기에 우버 최대의 강점인 운전자 평가제가 결합되면 승객이 체감할 친절도와 만족도는 혁신적으로 높아질 것이라 예상된다.

문제는 미가입 업체와 자영업자들이 입게 될 피해다. 우버가 제공하는 모바일 앱의 접근성, 편리성이 워낙 큰 까닭에 시작부터 불공정한 게임이 될 것은 자명하다.

이런 가운데 다음카카오도 1분기 내 전국 콜택시 서비스를 론칭하겠다며 뛰어들었다.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새로운 시도와 발전의 기회들이 방해받아선 안 되겠지만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시장이 우버나 다음카카오 같은 IT기업 위주의 독과점 체제로 재편되면 택시업계는 하청업자로 전락하고 이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상납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고착화될 수 있다.

택시업계는 스스로 위기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자에겐 창조적 파괴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조합 형태로 제2의 우버 시스템을 만들어 내든, 광역단체 주도로 공공성이 증대된 개인택시 시스템을 구축하든 공정한 게임이 가능하도록 시급히 대처해 나가야 한다. 피켓 들고 도지사와 시장을 압박하는 것으로 우버를 막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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