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심청(사랑으로 죽다.

   
 

저자 방민호. 다산책방. 400쪽. 1만3천800원.

“심청만큼 아름다운 여인이 없다. 나는 이 여인을 만인의 연인으로 만들고 싶었다.”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의 상상력으로 고전 「심청전」에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이야기를 덧입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장편소설 「연인 심청」이 출간됐다.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으로 활동 중인 방민호 교수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연인 심청」에서는 심청을 사랑하는 청년 ‘윤상’ 등 원전에서 볼 수 없었던 인물들과 이야기를 덧붙여 사랑과 인생을 둘러싼 물음을 묻는 등 「심청전」의 현대적 의의를 되살리고 있다.

방 교수는 ‘작가의 말’에서 “소설을 구상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믿지 못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믿는 우리 현대인의 어리석음에 대해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우리들의 선인들의 이야기책 속에 그득히 담겨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 있을 법하지 않은 이야기들에 우리들 현대인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지혜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방 교수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15년 동안 「심청전」 경판본 24장 본을 읽고 다른 판본들도 살펴봤다고 한다. 이를 통해 채만식·성현경 선생의 「심청전」 등 여러 서적을 탐독했다.

그 결과로 이 책에서 주인공 심청은 우리가 기억하는 ‘효녀’가 아닌 ‘사랑과 운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랑의 힘으로 모든 절망을 이겨내는 아름다운 여인 심청’으로 재탄생된다.

「연인 심청」에서 주인공 심청뿐 아니라 ‘심봉사’도 중요한 인물로 등장한다. 심봉사는 이 책에서 품격을 잃어버린 현대인의 표상으로 표현됐다.

작가인 방 교수는 눈 뜨길 소망하며 108배를 올리는 자리에서도 “건성건성 절은 올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이게 다 무슨 짓이냐”고 소리치며 ‘고역에서 어떻게 벗어날까 하고 온갖 궁리하는 인물’로 심봉사를 풀어썼다.

여기에 청년 ‘윤상’이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연인 ‘심청’을 지켜내는 ‘이타적 사랑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소설 집필 과정의 깊고 곡진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심청전」에 강한 이끌림을 느낀 방 교수는 15년간의 고민과 성찰을 2013년 6월 2일부터 글로 쓰기 시작했다. 그해 8월 27일까지 설악 무산 큰스님 한 사람만을 위한 연재로 진행한 원고로 이 작품의 초고를 완성했다고 한다.

글을 다 읽은 스님은 이런 서평을 내놨다. “연인 심청 이야기는 산이 다하고 물이 다한 곳에 굽이쳐 흐르는 물소리다. 그림자 없는 나무 밑에 앉아 듣는 이야기다. 읽을수록 별천지다. 지금까지 못 보던 세상을 구경하고 있다. 깊은 골 바위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 것 같았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저자 채사장. 한빛비즈. 376쪽. 1만6천 원.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출간 2주 만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그간 꼭 알아야 할 지식을 다이제스트로 나열한 그간의 인문교양 도서들과 달리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편으로 나눠 한 편의 천일야화처럼 재미있게 펼쳐놓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내가 발 딛고 사는 ‘세계’에 대한 이해를 담고 있다. 세계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 그때서야 세계에 발 딛고 있던 ‘나’를 이해하게 된다.”

 

7년 동안의 잠(박완서 그림동화)

   
 

글 박완서·그림 김세현. 어린이작가정신. 40쪽. 1만1천 원.

우리 시대 대표 작가 박완서의 7세 이하 아동을 위한 그림동화 「7년 동안의 잠」이 내달 초 출간된다.

「7년 동안의 잠」은 땅속에서 7년여 동안 지낸 매미 애벌레를 발견한 개미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아이들에게 생명의 고귀함을 이야기한다.

이와 함께 생동감 넘치는 자연을 고스란히 화폭에 옮겨놓은 화가 김세현의 그림에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마음가짐이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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