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관한 통계청 조사를 살펴보면 초혼 연령은 점점 높아지고, 결혼비율은 매해 감소 추세를 그리고 있다. 혼인율은 당연히 출산율에도 영향을 줘 신생아 출생 폭이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형제·자매가 많았던 과거와는 달리 한두 명의 자녀만을 양육하는 저출산 현상까지 맞물려 신생아 출생 통계는 매해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다.

 이렇게 인구 감소까지 야기하는 미혼이 증가하는 까닭은 사회·문화·경제적인 측면에 걸쳐 다양하겠지만 결혼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오늘 소개하는 영화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감성보다는 이성적 판단으로 배우자 찾기에 나선 세 여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마릴린 먼로, 로렌 바콜 그리고 베티 그러블이 이상적인 남편을 찾아 떠나는 여행,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을 만나 보자.

샤츠이, 폴라, 로코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패션모델이다. 직업이 모델인 만큼 언제나 화려한 패션으로 미모를 뽐내지만, 지갑 속에는 한 끼 식사도 해결할 수 없는 파산 상태에 놓여 있다.

이런 현실을 벗어날 방법으로 샤츠이가 제안한 방법은 바로 ‘결혼’이다. 외모를 비롯한 다른 어떤 조건도 상관없다. 단, 지갑 속은 반드시 두둑해야 한다는 것이 샤츠이가 이성적으로 생각한 이상적인 배우자 조건이다.

이 결혼관에 전적으로 공감한 세 여성은 본격적인 배우자 사냥에 나선다. 샤츠이의 조언대로 모두 돈 많은 남성을 만나지만 그 면면이 심상치 않다. 로코는 유부남을, 폴라는 자기중시적인 남자를, 마지막으로 샤츠이는 30살 이상의 나이차가 벌어지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일단 부유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장애물을 극복하고자 하지만 이는 좀처럼 쉽지 않다.

게다가 세 여인 모두 경제적으로는 풍족하지 않지만 왠지 끌리는 또래 남성을 만나게 된다. 돈과 사랑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그녀들. 과연 이들은 ‘백만장자와 결혼’하고자 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영화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은 한바탕 웃고 즐기는 코미디영화로 1953년 제작된 작품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교훈적인 결말로 마무리되지만, 남성과 여성의 가치를 경제력과 미모에 기댄 편견의 확장은 이 작품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세계 영화 역사상 두 번째로 제작된 시네마스코프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와이드스크린 시대를 연 초기 작품 속에 담긴 뉴욕의 모습은 좌우로 넓어진 화면을 통해 더욱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이와 함께 화가 출신의 감독 진 네글레스코의 세련된 영상과 도시적인 매력의 로렌 바콜, 안경 쓴 마릴린 먼로를 만나는 색다른 모습 등은 이 작품을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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