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인천도시공사가 송도 석산 개발사업 민간 매각 재검토 방침을 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시민 여론을 감안해 매각 재검토 의사<본보 1월 13일자 5면 보도>를 밝혔지만 500억여 원의 매각 손실금을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송도 석산 매각 사업을 진행하는 도시공사는 유 시장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1일 시와 도시공사에 따르면 20년째 도심 흉물로 남아 있는 연수구 옥련동 송도 석산 부지 9만2천303㎡를 민간사업자에게 매각해 개발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관련 기사 19면>

송도 석산은 지난 1994년까지 토석 채취가 이뤄지다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각종 민원이 제기돼 산 전체의 절반 정도가 파헤쳐진 채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시공사가 부지를 인수해 공원으로 개발하려 했지만 타당성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공원 조성사업을 추진, 첫 삽도 뜨지 못하고 되레 보상비만 날렸다는 이유로 감사원으로부터 주의조치를 받았다.

또 행정자치부는 부채가 많은 도시공사의 경영 안정을 위해 조속히 송도 석산을 매각하라는 경영개선명령까지 내렸다. 송도 석산 토지보상비 마련을 위해 공사채를 발행하느라 매년 25억 원의 금융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공사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재정 악화와 계속된 부동산 침체를 겪으면서 타개책으로 민간 매각을 진행했지만 매각은 계속 불발됐고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상황은 급반전됐다. 송도 석산 부지를 단순 매각이 아닌 제안공모 형태로 전환하자 매수자가 나타났고, 공사는 한 민간업체와 다음 달 말까지 매각 계약을 마치기로 합의했다. 매각 비용은 437억 원 수준으로, 이미 예치금으로 10억 원이 납부됐고 사업자 공모를 위한 설계비 20억 원가량도 지불됐다.

이처럼 매각이 착착 진행되는 듯했지만 유 시장이 최근 송도 석산을 시민공원으로 조성하라는 지시로 민간 매각 작업은 무산 위기에 처했다.

이와 관련, 공사 관계자는 “공사는 그야말로 인천시의 출자·출연기관이라 시장이 지시하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500억여 원이 넘는 매각대금과 민간사업자와의 법정소송까지 감안하면 매각을 중단하는 것은 비현실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민간사업자 역시 “난개발을 하는 것도 아니고 송도 석산을 시민공원으로 조성하면서 그 안에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호텔과 쇼핑몰, 공연장, 전망대를 설치하는 것인데 무조건 사업을 중단하라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난색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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