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반도에서는 북한이 수시로 저지르는 무력시위와 한미군의 연례연합훈련 키리졸브연습(Key Resolve Ex)과 관련한 상호 비방전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런데 추가적으로 새로운 무기체계인 사드(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마찰이 고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사드는 대북 방공 방어력 강화의 측면에서 핵과 재래식 미사일의 공격으로부터 동시에 안전을 보장하려는 새로운 무기체계이지만 북한의 인접국인 중국의 입장에서는 자국 내 모든 미사일 동향까지도 이 잡듯이 들여다보는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에 대해 결코 좌시할 것만은 아닌 점에서 갈등 증폭의 원인이 되고 있다.

사드에 탑재한 레이더의 최대 탐지거리가 1천800~2천㎞로 중국 내륙의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감시할 수 있기에 중국의 반발이 있고, 지난 연말 중국 국방부장이 이례적으로 한국을 방문해 내부적으로 사드에 관한 중국의 공식적인 불만을 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논란은 어떤 형태로든 결론이 나야 할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사드는 발사대, 미사일, 레이더, 사드 화력통제 및 통신시스템, 사드용 지원장비의 주요 5개 장비요소로 구성돼 있으며, 발사대를 비롯한 모든 시스템이 트럭에 탑재돼 있어 신속한 이동배치가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육상 운용을 기반으로 하는 탄도미사일 방어시스템(Land-basd BMDS:Ballistic Missile Defense System)으로 적의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후 마지막 단계로 목표물을 향해 하강하는 종말단계에서 자체의 요격시스템으로 지상에서 추적하다가 내·외기권 고고도 요격으로 공중 폭파시켜서 무력화하는 능력의 첨단 장비다.

사드는 특히 북한의 미사일 위협수단인 단·중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한국군과 미군의 군사시설과 병력 그리고 인구밀집지역 및 중요한 국가인프라를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장비이기도 하다.

우선 장비 구입 전(前)단계로서 주한미군이 배치를 검토하는 사드 1개 포대 발사대 6기(1기당 8개 미사일 탑재)와 레이더, 통제와 통신장비 등으로 구성되는데 비용은 1조여 원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한국군이 보유한 패트리어트-2(PAC-Ⅱ), 패트리어트-3(PAC-Ⅲ)와 더불어 다른 미사일방어 시스템과 상호보완 운용이 가능하고 해군의 이지스레이더, 군사위성 등 다른 방공망 시스템과도 목표정보 공유가 가능해 우리 군의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전쟁 위협 요인 중 중국의 지렛대 역할이라는 군사외교의 수단이 작용하는 한반도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할 때 과연 중국과의 군사적 마찰과 자칫 북한에 도발의 빌미를 제공할 여지가 있는 사드를 굳이 배치할 필요가 있는지를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 1월 23일 “사드의 고성능 X밴드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긴 전진배치용(최대 2천여㎞·일본에 2기 배치)과 탐지거리가 1천㎞ 이하로 짧은 종말단계 요격용이 있는데 주한미군은 종말단계 요격용을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종말단계 요격용 레이더의 유효 탐지거리는 600여㎞로 알려졌다. 우리 군이 북 미사일 탐지를 위해 운용 중인 이스라엘제 그린파인 전진배치 레이더의 최대 탐지거리(900㎞)보다 짧은 특성이 있으므로 중국에 대해 중국 견제용이 아니라는 논리로 설득해 배치를 추진하고자 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의 대응변수에 따라 동북아의 긴장이 변화될 것이다. 중국에 대한 군사외교적 대응이 늦기 전에 능동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드 배치에 관한 한국군의 독자적인 방어 전략을 재검검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모처럼 맞은 ‘한중 안보협력시대’를 사드 배치 문제로 파행하는 것이 국가 이익에 유익한가 하는 것이다.

미국도 무리한 사드 배치보다는 한반도 가까운 괌이나 오키나와 기지에 배치했다가 북한 감시태세(WATCHCON)의 변화에 따른 신축적이며 유동적인 한반도로 추진 배치 전략으로 조율한다면 사드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판단된다. 사드의 감시거리가 꼭 한반도 내여야 하는 필요는 없을 수도 있다.

본질적으로 동맹은 적대국과의 관계에 동맹국 간의 군사력을 결집시켜 공동의 안보 능력을 증진시키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동맹국과의 관계에서 자율성을 제한당하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것을 이론적으로 모로우(Morrow)의 ‘자율성-안보 교환 동맹이론’이라는 것이다. 국가안보가 중요하지만 지금은 자율성의 역할에서 미국과 중국을 군사외교적으로 조율할 국가안보의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기이기도하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