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와 열정만 있으면 공부하는 데 그깟 나이가 문제겠어요.”
26일 열린 가천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70대 만학도 두 명이 나란히 학사모를 써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 이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는 유정자(74·여·화성T&T 대표), 제광웅(73·웅진산업 대표)씨.
2남 5녀의 첫째 딸로 충북 충주에서 태어난 유 씨는 ‘여자는 글만 읽을 줄 알면 된다’는 당시 시대 분위기 때문에 대학 입학은 꿈도 못 꿨다.
학업을 접고 결혼을 해 남편 고모 씨와 함께 사업을 하면서도 배움에 대한 미련은 눈덩이처럼 커져 갔다. 그러다 71세에 입학을 결심했다. 4년 동안 한 번도 수업을 거른 적이 없었다.
유 씨는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5천만 원을 학교에 기탁했다.
제 씨는 너무 가난해 학교를 가지 못했다. 중학교 2학년 중퇴가 학력의 전부다. 평생 배움의 열망을 놓지 않고 있다가 자녀들을 키우고 생활이 안정되면서 66세부터 중졸·고졸 검정고시에 도전, 합격했고 고희의 나이에 가천대에 입학했다.
큰딸과 아들은 의대를 나와 교수와 의사로 있고, 셋째 딸은 직장생활을 하다 지금은 휴직하고 미국에서 유학 중이다.
“둘 중 한 명이라도 포기했다면 오늘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들 늦깎이 두 졸업생은 서로에게 공을 돌렸다.
대학 측도 이들의 열정을 높이 사 ‘평생학습의 귀감이 됐다’는 의미로 이길여 총장이 직접 공로상을 수여했다.
이들 만학도는 약속이라도 한 듯 “대학생활 내내 가족들도 많이 도와주고 지원해 줘 화목해졌다”며 “공부한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하나 얻는 게 아니라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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