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현대 소비문화를 상징하는 코카콜라병이 탄생한 지 올해로 100주년이 됐다. 

코카콜라사는 26일(현지시간) 본사가 있는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하이 미술관'(High Museum of Art)에서 '코카콜라병 : 미국의 아이콘 100년'을 주제로 한 전시회 개막식을 하고 세계 각국에서 초청한 언론을 상대로 앤디 워홀의 작품 등 100여 점을 선보였다.

 

일반인을 상대로 10월 초까지 전시되고 세계 전역에서 순회 전시회도 한다.

코카콜라는 이와 더불어 TV, 영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대대적인 100주년 기념 마케팅 이벤트 진행 계획도 공개했다. 

케이티 베인 글로벌 스파클링 브랜드 담당 수석부회장은 이날 낮 언론 상대 브리핑에서 "코카콜라병은 20세기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주는 미국의 상징적 디자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콜라병 몸매'라는 말도 유행하듯이 코카콜라병의 콘투어(물체의 윤곽·곡선)는 여성의 아름답고 부드러운 보디라인을 형상화했다는 등 끊임없는 화제를 일으키며 20세기 최고의 디자인 상품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허리가 잘록한 모양의 코카콜라병은 꼭 100년 전인 1915년 사실 여성의 몸매가 아니라 코코넛 열매를 본떠 제작된 것이다. 

코카콜라 음료 자체는 1886년 5월 애틀랜타의 약제사 존 S. 펨버튼 박사에 의해 개발됐으나 유사 제품이 경쟁적으로 쏟아져 나오자 어둠 속에서도 모양을 느낄 수 있고 깨지더라도 원형을 쉽게 가늠할 수 있도록 인디애나 주의 한 유리공장에서 지금과 같은 모양으로 고안한 것이다. 

당시 미국에서 유행했던 '호블 스커트'(아랫단을 좁게 한 긴 스커트로, 걷기조차 불편하다는 의미에서 호블(절름거림)이란 이름을 붙임)를 닮아 당대를 대표하는 문화 현상이 됐다.

 

독특한 병 모양과 제품의 국제화로 1950년에는 인물이 아닌 소비재로는 처음으로 타임지의 표지를 장식하는 등 병 모양 만으로도 4조 원의 브랜드 가치를 지니게 됐다.

코카콜라병은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을 줘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과 샤넬의 수장인 칼 라거펠트 등이 작품 소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워홀의 1962년 작품인 '코카콜라'는 지난해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우리 돈으로 400억 원 가까이에 낙찰된 바 았다. 

코카콜라의 공급력과 인지도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된 사건은 2차 세계대전이다.

로버트 우드러프 당시 사장은 미군이 배치되는 모든 전장에 1병에 단돈 5센트의 가격으로 이 음료를 공급했고 전쟁 기간 약 50억 병의 코카콜라를 판매하는가 하면 유럽과 남태평양 등에 64개의 보틀링 공장을 세웠다.  

 

우리나라에 코카콜라가 처음 소개된 것도 1950년 한국전쟁 때 미군들에 의해서다.

코카콜라는 129년이 지난 현재 200여 개국에서 하루 19억 병 이상 판매되는 청량음료다.

그러나 한때 제3세계에서 반미 운동이 성행했을 때는 '미국 제국주의의 대표적 산물'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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