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연수구 송도2초 신축공사 현장. 초고층 아파트 단지가 학교 부지를 병풍처럼 둘러싸 햇볕이 들지 않고 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인천시 연수구 송도2초등학교가 햇볕이 들지 않는 ‘음지’에 자리잡아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

애초부터 잘못된 도시계획으로 인해 30층짜리 포스코건설 ‘송도 더샵 그린워크 3차 공동주택’이 송도2초교를 병풍처럼 둘러싸며 교실에서 수업받는 아이들은 하루종일 해를 보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송도2초는 2016년 3월 24개 학급 400여 명 학생들이 입학할 예정이다.

주변 신정초(49개 학급·1천506명)와 명선초(45개 학급·1천198명)는 이미 학급 과밀이 심하고, 송도 더샵 그린워크 3차 입주가 올해 10월로 예정돼 있어 학교 신설이 절실하다.

그러나 현재 송도2초 공사 현장에는 오후 3시가 넘어야 햇볕이 들어올 정도로 어둡다. 초등 수업은 대부분 3시 전에 끝나기 때문에 송도2초 학생들은 동절기에는 추위, 하절기에는 습기 등으로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여기에 학교 신설에 따라 인근 신정초·명선초가 일부 분리돼 학생들을 송도2초교에 보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학부모들 사이 갈등도 예상되고 있다. 실제 2013년 9월 하늘초가 개교하면서 인근 영종초 학생들이 분리되는 과정에서 학부모들이 반발했다.

공사 관계자는 “해가 들지 않아 전체적으로 어둡고 다른 곳보다 춥다”며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수업할 때 해를 봐야 되는데 오후 늦게 해가 들어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교육청도 예정돼 있던 병설유치원(5학급) 신설을 취소하고 그 자리만큼 학교 건물을 앞당겨 조금이라도 빨리 해를 볼 수 있게 했다.

송도2초가 들어서는 송도 1공구는 교육환경평가(2008년 도입)가 없던 2005년에 도시계획이 세워져 학생들의 ‘일조권’을 따지지 않고 통학거리만 계산해서 학교 설립 계획을 잡았다.

1공구와 도시계획이 똑같은 3공구는 시교육청이 나서서 건축 제안을 하는 등 학교 부지를 옮길 수 있도록 도시계획을 바꾸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조권 문제가 있긴 하지만 초등 학부모들은 가까운 거리의 학교를 선호한다”며 “학교가 들어서면 신정초와 명선초의 과밀 해소와 송도 더샵 입주 학생들이 통학하기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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