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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 첫 등교여서 시간에 쫓길까 걱정됐는데, 아침에 여유롭게 학교 갈 준비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고등학교는 대학입시에 맞춰 진행하는 학습일정이 있는데 이를 간과하고 성급하게 등교시간을 앞당겼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번 학기부터 인천지역 모든 학교의 등교시간을 8시 40분에서 9시 사이로 조정하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2일 첫 시행된 등교시간 정상화 정책을 두고 학기 첫날부터 시행기관인 시교육청과 일선 학교는 물론 학생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등교시간 정상화 정책을 주장하고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관계자는 “등교시간을 연장함으로써 학생들의 아침밥과 수면권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며 “청소년에게 아침 수면과 아침 식사는 학업 효율과 건강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교육청 역시 아이들의 학습을 돕기 위해 등교시간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꾸준히 미시행 학교에 대해 유도를 권고하고, 추진 실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선 고교에서는 대학 수능 입실시간에 따른 적응, 학생들의 오전 시간 학원행 유도로 인한 수면권 침해 등의 의견을 내놓으며 반대하고 있다.

남동구의 한 고교장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입실이 8시 10분 완료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신체리듬을 익히는 것이 좋다”며 “너무 성급하게 등교시간을 바꾸려고 해 학생 지도에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고교의 경우 대학입시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어 초·중학교와는 별도의 정책이 필요한데 이를 간과했다”고 덧붙였다.

일선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번 시교육청의 등교제 정상화를 놓고 의견이 상반되고 있다.

▲ 신학기와 함께 인천시교육청의 권고안으로 인천지역 내 학교들의 9시 등교가 시작된 2일 전교조 인천지부 회원들이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일선 학교들이 교육청에 허위 보고 후 이른 등교를 하고 있다며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서구의 한 고교생은 “등교시간이 40분 이상 늦춰져 여유롭게 학교에 갈 수 있어서 아침에 편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다른 고교생은 “어차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비슷해 차라리 학교에 일찍 가서 수업 준비를 하는 게 맘이 편하다”고 했다.

일부 학생들은 늦춰진 등교시간만큼 학교 일정도 늦게 끝나 방과 후 개인적으로 활용할 시간이 줄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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