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내놓은 ‘2015학년도 학교체육 기본계획’을 두고 일선 학교에서 현실성을 고려치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의 시행 가능성 여부는 전혀 고려치 않은 채 지침만 권고하는 것은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이다.

5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체육교육과정 내실화와 학생 건강체력 증진 방안을 담은 ‘2015학년도 학교체육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15학년도 학교체육 기본계획’은 초·중·고등학생 하루 10분 줄넘기, 1교 1기 운동 등 학생 체력 증진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1교시 편성 장려, 고등학교의 경우 학생 희망 시 성(性)별로 체육수업 실시, 각 교당 학생 1인 1천500원 체육활동 지원예산 편성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으며 새 학기부터 시행토록 했다.

그러나 기본계획이 현실성을 전혀 반영치 않다 보니 ‘2015학년도 학교체육 기본계획’은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실제 도내 각급 학교 20여 곳을 확인한 결과 학교장 재량으로 운영하는 ‘하루 10분 줄넘기’ 프로그램의 경우 학생들이 운동을 거부하기 때문에 사실상 사업 실현이 어렵다는 의견이 분분했다.

한 초등학교의 경우 ‘하루 10분 줄넘기’ 운동 자체에 대한 적응을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었다.

학생 요구 시 성별에 따라 적합한 신체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남학생과 여학생을 나눠 체육수업 진행을 장려한다는 교육청의 계획 역시 현실성이 부족했다.

성별로 체육수업을 나누려면 참여 인원 때문에 학년 전체 시간표를 조정해야 하는데 타 수업시간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교사들의 설명이다.

A고등학교 교사는 “두 학급 학생들을 남·여로 나눠 수업을 할 수는 있지만 학년 전체 시간표를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곤욕스러울 것”이라며 “해당 계획에 대한 자세한 운영 방식을 제시해 주지 않아 조금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의 체력 증진을 목적으로 한 기본계획의 모든 내용이 권고 사안에 불과하다 보니 실질적 체력 증진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B중학교 교사는 “교육청에서는 거창하게 계획을 짜서 각급 학교에 내려보냈지만 방과 후 활동에 배정해도 시행하기가 어려운 학교스포츠클럽을 어느 학교가 1교시에 편성해 운영할 수 있겠느냐”며 “현재 학내 예산 사정도 빠듯한데 체육활동 지원예산을 별도로 세워 진행하라는 것 자체가 어폐”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운동을 억지로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에 권고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라며 “다음 주 중 각 시·군의 체육장학사들에게 구체적 계획을 설명할 것이다. 해당 사안에 대한 교사 연수 등을 운영해 운동을 장려하는 교육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완태 기자 myt@kihoilbo.co.kr
김가현 기자 hy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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