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전 흉기 습격을 당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가 한 시민이 휘두른 흉기에 크게 다쳤다. 동맹국인 미국의 대사가 국내에서 처음 테러를 당한 셈이어서 한미 관계에 미칠 파장에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 기사 2·5면>

 경찰에 따르면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전 7시 40분께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강의를 준비하는 도중 김기종(55)씨에게서 25㎝ 길이의 흉기로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공격당했다. 김 씨는 전통문화운동 단체인 우리마당 대표를 맡고 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리퍼트 대사 오른쪽 뒤쪽 테이블에 있던 김 씨가 갑자기 다가와서 리퍼트 대사를 밀어 눕히고 흉기로 여러 차례 공격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현장에서 붙잡힐 당시 “오늘 테러했다. 우리마당 대표다. 유인물을 만들었다. 전쟁훈련에 반대해서 만든 유인물이다”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가 만든 유인물에는 “남북 대화 가로막는 전쟁훈련 중단하라”, “우리나라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시켜라”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김 씨는 지난 2010년 7월 주한일본대사에게 콘크리트 조각을 던진 혐의(외국사절 폭행)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은 바 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살인미수 또는 흉기 등 소지 상해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 씨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벌일 예정이다.

 피습 당한 리퍼트 대사는 피를 많이 흘린 채 순찰차를 타고 인근 강북삼성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가 다시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오른쪽 뺨에 5㎝, 왼쪽 손목에 경미한 자상을 입은 리퍼트 대사는 간단한 수술을 받은 후 자신의 상태가 호전됐음을 전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한미동맹의 진전을 위해 최대한 가장 이른 시일 내에 돌아올 것”이라며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했다.

 그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수석보좌관 겸 비서실장,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 등의 요직을 거쳐 지난해 10월 역대 최연소 주한미국대사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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