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서로 관계가 없는 남녀가 자신들의 가정을 떠나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 나가는 통과의례가 있고, 그 다음에 자녀 출산을 위해 상당 기간 지속되는 관계가 요구된다.

독일의 고전적 관념론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은 ‘결혼은 인륜적 관계’라고 했다. 그는 인륜적 관계라는 의미에서 결혼이 인류의 종으로서 생명의 유지와 보존을 위한 성적 관계로서만 파악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혼은 사랑과 신뢰를 토대로 생활 전체를 공동으로 영위하는 관계에서 성립하는 사회적으로 승인된 관계다. 특히 결혼의 형태 위에는 커다란 사회적 규모의 공동적 관계가 있다. 그래서 결혼은 인륜적·사회적 관계를 유지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혼인 건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결혼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여기는 국민이 4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13세 이상 남녀 가운데 결혼에 대해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38.9%로 2012년 조사 때보다 무려 5.3%p나 증가했다고 한다. 또 결혼에 대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2.0%로, 이 비율을 더하면 국민 41%가 결혼을 필수라고 여기지 않는 것으로 응답한 셈이다.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라는 답변 비율은 2002년만 해도 27.2%를 보여 지금과 견해차가 컸으며, 이 비율은 2008년(27.7%)까지도 큰 변화가 없다가 이후 2010년 30.7%, 2012년 33.6%로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결혼에 대한 의식 변화로 혼인 건수가 감소하면서 29세부터 33세까지의 주 출산여성의 인구수도 감소함에 따라 출생아 수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우리나라 인구는 2030년 5천216만 명까지 늘어나 정점을 찍고 나서 2031년부터는 감소하기 시작해 2060년에는 1992년 수준인 4천396만 명으로 줄게 된다는 지적이다.

중장기적으로 인구 감소는 국가적 위기이며 국민경제에 매우 큰 악영향을 준다. 현실적으로는 지나친 물질주의 및 개인주의로 인해 인간의 존엄이 구현되기 어려운 사회를 조장한다. 혼인 감소 및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적인 정책이 무엇보다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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