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궈(吳邦國)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상무위원장이 곧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차기 6자회담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의 중앙방송은 23일 우방궈 상무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국가대표단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내각의 초청에 의해 "곧 우리나라(북)를 공식 친선방문하게 된다"고 밝혔다.

우 위원장의 방북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베이징 6자회담(8.27-29)이후 북한의 강력한 반발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차기 6자회담 개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방북 기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지도부와 만나 지난 2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밝힌 `다자틀내 대북 안전보장'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동시에 북한측 의견을 듣고 차기 6자회담을 비롯한 양국간 현안을 논의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비록 북한이 부시 대통령의 제안을 중앙방송 `시사논단'을 통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하기는 했지만 미국이 다소 진전된 태도를 보이는 데다 북한을 제외한 당사국들이 차기 6자회담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마냥거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의 다자틀내 대북 안전보장 제의를 거부한 직후인 22일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대가로 북한의 안보를 보장해주는 문서에 서명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지난 19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분위기를 악화시키지 말고 조속히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회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사를 밝힌 데 이어 21일에는 "중국은 외교채널을 통해 모든 당사국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베이징 회담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6자회담과 관련해 북한은 그동안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렇지만 미국의 대통령이 직접 나서 안전보장 문서에 서명할 의향을 밝히는 등 완화된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북한으로서도 명분을 찾은 셈이 됐고 중국 또한 적극적인 중재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북한이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부시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거부 입장을 외무성 대변인 보다 격이 낮은 중앙방송 `시사논단'을 통해 밝혔다는 점과 내용면에서도 비난보다는 북한의 원칙적 입장을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케네스 퀴노네스 전 미국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국의 이번 제안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결국에는 6자회담에 응할 것이고 따라서 늦어도 올해 안으로 2차 6자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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