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은 기술이다.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말을 들어 달라고 하고 듣는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이야기만을 해 줄 것을 원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가 않다. 말이 되든 안 되든 말하는 쪽에서는 다 들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듣는 입장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일목요연하고 간단명료하게 말하는 것도 기술이다. 말하되 듣지 않는다면 소통이 안 되고 있는 것이다.

다음 달부터 경기도내 용인·부천·김포·양평 등 9개 시·군 청사에 경기도의회 지역상담소가 설치돼 운영된다는 소식이다. 늦은 감이 있으나 우선은 잘 되길 바란다.

보도에 따르면 도의회 지역상담소 설치·운영은 전국 지방의회 가운데 최초로 시도되는 것으로 그 목적이 도의원의 지역 의정활동을 도와 현장형 민의 수렴에 나서기 위한 것이라 한다. 행정에 있어 주민과는 시간과 공간의 간격이 가깝고 좁을수록 좋다. 그렇지 않다면 소통도 더디게 마련이다.

조만간 설치·운영되는 지역상담소에는 전문가, 퇴직공무원, 기간제근로자 등 상담관이 배치돼 지역주민의 입법과 정책건의 수렴, 고충민원 수렴, 의회 예산정책자료 수집 등의 업무를 맡는다고 한다.

또한 주민의 건의 및 민원사항을 접수, 도의회 소관 상임위원회나 집행부 관련 부서로 이송해 처리하게 된다는 것이다. 바람직한 제도로 사료된다.

시민들은 그동안 용두사미 격인 행정을 무수히 목도해 왔다. 백 가지, 천 가지 제도가 있어도 실천이 문제다. 계획만 세워 놓고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행정에 있어서 소통이 중요함은 두 말 할 나위 없다 하겠다. 시민과 통하지 않는 행정은 잘 하는 행정이라고 볼 수 없다.

내 지역 살림은 내 지역 사람들이 하는 정치가 지방자치제도다. 주민과 소통하고 또 소통해야 한다. 모든 행정은 시민의 삶을 위한 행정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행정은 잘못된 행정이다.

행정을 잘 하려면 주민의 목소리를, 민의를 듣고 또 들어야 한다. 만족을 넘어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야말로 최상의 기술일 것이다. 책상머리에서 하는 탁상행정만으로는 주민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가 없다. 현장을 찾아야 답이 나온다. 답은 현장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경기도의회가 지방의회로는 처음으로 지역상담소를 설치하고 민의 수렴에 나서는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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