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필 경기도농업기술원 강소농현장지원단
 최근 우리 농업·농촌은 1993년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결과 시작된 개방의 물결 속에 소농의 증가, 도·농 격차의 확대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또한 경지면적은 지속적으로 매년 0.8%씩 감소할 전망이며, 농업인의 고령화 비율이 확대되고 있어 실질적인 생산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농업·농촌의 위기는 위험과 기회를 모두 포함한 것으로서 위기는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 대처하기에 따라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FTA 협상이 확대 진전되면서 중국과의 협상 타결을 크게 두려워하고 있고 농업 자체가 붕괴될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이 크다. 그러나 우리와 마찬가지로 중국인들도 점차 소득이 높아지면서 농산물의 양과 질도 중요하지만 안심·안전·신뢰 등 안전성은 물론 이제 영양과 감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농업인들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는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들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정부에서 인증해 주는 GAP농산물, 또한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산물을 확대 생산하고 있다는 것을 상류층 중국인들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 농업인들이 정부의 인증을 통해 출하하고 있는 농식품을 무척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춘절에 요우커(遊客: 중국인 관광객)들은 서울 명동에서 비싼 고급 화장품을 큰 가방에 잔뜩 사 가는 등 세계 명품 시장의 지형을 바꿔 놓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화장품만이 기회가 온 것이 아니고, 중국과 FTA가 타결되면 우리 농산물도 중국에 팔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있어 앞으로 밀려 들어올 중국 농산물만 걱정할 것이 아니라 중국인이 좋아하는 우리 농식품을 어떻게 중국인 입맛에 맞는 가공품으로 제조해 수출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따라서 이에 걸맞은 수출농산물 생산기술 지원과 정책 개발을 통한 수출단지의 강소농 육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주요 농정시책의 하나로 수출농업 육성을 꼽고 있고, 경기도 수출업체, 농업인 모두 수출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농업에 있어서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으나, 농식품 수출에 있어 미흡한 점을 보완해 재도약하려면 수출농산물 생산조직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육성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이를 위해 농업인이 안심하고 수출농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줘야 한다.

우선 획기적인 수출보험제도를 마련하고 정부와 수출에 참여하는 농업인들이 출연하는 수출농가 자조금 조성 지원정책이 활성화돼야 하며, 농식품 수출에 도움이 되는 최신 정보를 적극 수집하고 곧바로 제공하는 시스템 등 제도와 정책 지원이 제대로 가동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지표 중 농가소득을 보면 2013년 말 현재 3천452만4천 원이다. 특히 경기도 농가소득은 3천974만8천 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222만4천 원 많다. 그러나 농가부채는 4천537만3천 원으로 전국 평균 2천736만3천 원보다 1.7배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재 농사를 잘 짓고 있는 농업인 중 농산물 판매금액이 1억 원 이상 되는 부자 농업인도 많이 늘었지만, 1천만 원을 넘지 못하는 영세 농가가 전체의 64%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농촌의 상위 20% 가구 평균 소득이 하위 20% 가구 평균 소득의 12배로, 상농은 소득이 매우 높으나 중소농은 상농과의 소득 격차가 갈수록 커져 가고 있는 것은 미래 농업·농촌이 밝지 못하다는 것이 아닌가? 이는 10만 호 육성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강소농 육성사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농촌진흥기관에서는 경영 규모가 작은 중소농을 강소농으로 육성하기 위해 경영혁신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도록 역량을 개발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맞춤형 교육과 현장컨설팅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며, 본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중소농은 앞으로 정부 지원에서 벗어나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강소농 목표에 따라 농가 소득 10%, 자기 역량 20%를 향상시킬 수 있는 자립 역량을 배양하기 위해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시작하는 강소농 심화교육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FTA 확대는 우리가 얼마나 준비하고 노력하는가에 따라 확연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기술력과 품질로 역수출의 기반을 닦아 나가는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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