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 도로가 그물망처럼 연결되는 숭의로터리는 대표적 교통사고 잦은 지역이다. 사진 ①번 인천항~도원역으로 주행할 경우 로터리 1·2차로에 진입한 차량은 차로감소로 인해 위험을 무릎쓰고 3·4차로에 끼어들어야 한다. ②번 도원역 방면에서 인하대로 향하는 좌회전 차량은 로터리 중간에서 신호대기를 해야 하나 일부 초행길 운전자는 직진 신호를 좌회전으로 착각하기 쉬워 사고로 이어진다.

6개 도로가 한데 모이는 인천 숭의로터리가 잦은 교통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관할 관계당국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통량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임에도 도로 안내를 담은 표지판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사고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인천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숭의로터리에서 접수된 교통사고는 지난 3월에만 6건에 달한다. 쌍방 보험처리로 경찰에 신고되지 않은 경우까지 합치면 실제 사고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숭의로터리가 교통사고 잦은 지역으로 전락한 이유로는 전국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복잡한 구조의 도로망과 신호체계가 꼽히고 있다.

숭의로터리는 중구청~인하대 방향 도로와 인천항~송림동 방향 도로가 교차돼 만들어진 중심축 사거리에 도원역과 제물포역 방향 도로가 합쳐진 형태의 보기 드문 구조를 갖고 있어 초행길 운전자라면 누구나 혼란을 겪는다.

특히 중앙에 설치된 교통섬이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고, 로터리를 통과해 다른 도로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두 번의 신호를 받아야 하는 등 각종 사고 유발 요소를 안고 있다.

또 6개 도로가 왕복 4차로에서 8차로까지 다양하게 설치됐고, 각각 직진 및 좌·우회전 차선을 별도로 운영해 로터리에 진입한 차량이 자칫 주행 차로를 놓치기 일쑤다.

실제 지난달 도원역 방면에서 로터리에 진입한 흰색 승용차가 별도의 좌회전 신호가 따로 있는 줄 모르고 인하대 방향으로 주행, 인천항 방면에서 직진 신호를 받고 출발한 시내버스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원역에서 인하대로 가려면 로터리 중간에서 좌회전 신호를 한 번 더 받아야 하는데 승용차 운전자가 이를 착각한 결과다.

또 인천항 방면 4차로 도로에서 제물포역으로 향할 경우 1·2차로의 차량이 로터리 중간에서 무리하게 3·4차로에 끼어들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신호체계와 도로망이 운전자를 사고 위험에 몰고 있다.

평소 숭의로터리를 자주 이용한다는 A(31)씨는 “숭의로터리는 차선이 복잡한데다, 바닥에만 도로 방향 안내가 돼 있어 처음에는 보지 못하고 지나쳤다”며 “초행길이라면 숭의로터리의 차선이나 신호체계가 헷갈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운전자가 숭의로터리의 신호나 차선체계에 혼란만 없다면 사고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운전자의 시야에 각 차로의 방향에 대한 확실한 정보가 인식될 수 있도록 신호등이나 교통섬 구조물 등에 도로 도식을 그려 넣은 표지판을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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