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한동운(60)씨는 ‘인천 내일을 여는 집’ 등 여러 노숙인 쉼터 등에 머물며 수년간 오랜 노숙 생활을 해왔다. 정착되지 못한 삶에 건강은 물론 의지마저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삶의 희망을 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인천시와 사회적 기업 ‘빅이슈 코리아’가 한 씨에게 인천지역 처음으로 잡지 판매권을 주기로 한 것.

5일 시와 빅이슈 코리아에 따르면 노숙인에게만 잡지 판매권을 줘 안정적 일자리 및 자활의 계기를 제공하는 대중문화 잡지 ‘빅이슈’를 이르면 이번 주 중 도입한다.

‘빅이슈’는 국내·외 유명 인사들이 잡지 표지모델 초상권을 기부하고, 작가·사진가·디자이너 등의 재능기부로 발행된다.

1991년 영국에서 창간됐으며, 우리나라에는 2010년 7월 5일 도입됐다.

국내 격주간지로 호당 1만2천500부를 발행, 현재 서울·경기도·대전 등 60여 곳의 전철역 출구에서 노숙인들이 판매하고 있다.

권당 5천 원이며 이 중 50%는 판매 노숙인의 몫으로 돌아간다.
특히 행동수칙에 따라 판매 중 금주는 물론 하루 수익의 50%는 저축해야 해 자활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시는 지난달 31일 빅이슈 코리아 관계자와 내일을 여는 집 운영 목사 등과 함께 회의를 열어 한 씨의 참여와 부평역을 판매지역으로 결정했다. 지난 3일에는 한 씨와 함께 부평역 시장 조사를 실시했고, 1번 출구를 판매 거점지로 최종 결정했다.

빅이슈 코리아는 한 씨가 원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판매를 도울 예정이다.

이후 노숙인 희망자를 추가 모집해 주안역, 인천터미널역 등으로 판매지역을 확대한다.

시는 한 씨 등 판매원들의 임시주거지를 지원할 계획이다. 부평역 인근 한 여인숙을 임대해 이들에게 석 달간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

김태미 시 사회복지봉사과 자활지원팀장은 “노숙인에게 희망을 실어 주고 사회 참여 및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는 가장 적절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철동 빅이슈 코리아 판매팀장은 “한 씨의 의지가 강해 첫 시도부터 좋은 느낌”이라며 “시에서도 적극 협조해주기로 한 만큼 앞으로도 인천지역 노숙인의 자활을 위해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씨도 “첫 경험이라 걱정은 되지만 흥미로울 것 같고 기대도 된다”며 “노숙인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본보기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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