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제조사들이 작년 연말에 많은 담배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제보를 받고 파악에 나섰는데, 제조회사들은 영업 비밀이라며 아직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구두상으로는 자기들이 당시에 통상적인 수준인 4~5주 정도 판매량인 재고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재고량을 인상 가격으로 환산할 때 약 6천억 원 정도의 차액이 발생하지 않았나 유추되며, 그 인상분이 결국은 제조사 주머니로 들어간 거죠.”

국내 KT&G를 비롯해 외국계 메이저 담배회사들이 담뱃값 인상 직전인 작년 연말에 담배 재고를 비축해 폭리를 취한, 즉 사재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새누리당 김태환 국회의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연말,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편의점 등 일반소매점 담배 진열장이 텅 비어 있는 품귀 현상이 일면서 1인 1갑도 제대로 팔지 않자 정부가 나서 재고 물량을 풀라고 고시까지 했던 점을 소비자들은 기억한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담배에 대한 매점매석 행위 고시’까지 시행하면서 사재기 단속에 나섰지만 제조회사들은 손쉽게 피해갔고, 그 결과 2014년도 제조 담배가 최근까지도 버젓이 시중에서 판매됐다.

이는 제조사가 작년도 제조 담배를 일단 출고를 시켜서 작년 매출로 잡은 상태에서 대량으로 물량을 빼돌려 창고 또는 다른 보관소에 뒀다가 올해 판매해 자동으로 인상된 돈을 자기들의 주머니에 넣은 꼴이다.

담배 한 갑의 인상분이 2천 원인데 이 중 1천770원 정도가 국세, 지방세, 기타 등등의 세금이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의혹을 포착하고 실질 조사에 착수했다지만 이미 제조회사들이 인상된 담배 한 갑에 붙는 엄청난 세금을 고스란히 챙겨 넣은 지금 그저 사후약방문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데 담배회사들은 영업 비밀이니 관련 자료를 못 내놓겠다며 ‘배 째라’고 한다니 어찌해야 하겠나? 끽연가(?)들은 분통이 터진다.

이처럼 담배회사들이 최소한의 도덕성까지 저버리고 고의로 담배를 대량으로 빼돌린 뒤 엄청난 폭리를 챙긴 이번 사태를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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