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1년 지방의회 의원을 시작으로 지방자치제가 부활된 이후 1995년 처음으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이뤄졌다.

지방자치의 개념은 지역주민 스스로 자치단체의 장이나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하고 그들을 통해 자신들의 의사를 반영해 지역 문제를 결정, 집행해 나가는 지역주민의 정치 참여가 최대로 보장된 시민민주주의와 지역분권주의 사상을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 할 수 있다.

지방자치제가 성공하려면 지역주민들이 공동체적인 의식과 책임을 가지고 지역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의 구성원으로 변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필수적인 조건 중 하나가 언론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의회는 지역주민의 공통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하고, 자신들의 활동상황을 널리 알려 지역주민들의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

또한 지역 내의 이해를 달리하는 집단들 간의 갈등을 주민 여론을 바탕으로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원활히 수행하자면 지역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따라서 지방자치 시대에 있어서 언론은 정치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자로부터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 내의 여러 집단 간 갈등의 조정자로 또는 통합자의 역할까지도 수행해야 한다.

지방자치제의 정착과 성패 여부는 지역언론이 그 역할을 얼마나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지방자치 성공을 위한 지역언론의 역할은 선거 과정에 있어서의 공정성 감시와 후보자 간 정책·공약의 비교 검증과 함께 행정에 있어서도 감시와 비판자 역할, 지역 발전을 위해 지역주민들의 정책 참여 과정으로의 유도 등을 들 수 있다.

선거기간에 선거를 좌우하는 4대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정당, 인물, 연고, 정책 중 주로 인물과 연고라는 감성적 요소에만 치우쳐 있다. 선거 보도를 갈등, 대립, 흥밋거리, 해프닝, 가십, 자극적 발언 등으로만 이끌고 가 정작 가장 중요한 정책은 뒷전에 제쳐놓는 병폐가 반복되고 있다.

언론이 선거로부터의 중립을 외면하고 자사의 이익이나 친분관계에 의한 편들기식 기사를 게재하는 현 상황에서 지방자치의 정착은 아직 멀다 할 수 있다. 언론들은 올바른 지방자치 정착을 위해 본연의 임무인 공정한 보도에 충실해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