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호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우리나라 병원의 입원실 환경을 보면 환자의 보호자나 고용된 간병인에 의해 간병보호를 받는 환자가 보편적인 모습이다.

환자의 가족들 입장에서는 질병의 치료뿐 아니라 간병 부담까지 떠안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는 그간 유지되고 있는 건강보험의 ‘저부담, 저급여’의 영향으로 낮은 수준의 급여를 제공하다 보니 간병의 부담이 가족에게로 넘겨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간호인력 1명당 환자 수를 보면 미국과 호주는 4~5명, 일본은 7명을 돌보고 있으나 우리의 경우 20명 내외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 현실적으로 간호사에 의한 환자의 간병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오늘날 경제사회환경은 부부간 맞벌이, 핵가족화 등으로 인해 가족 등 보호자에 의한 간병보다는 간병인을 고용하고 이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보호자 또는 간병인에 의한 환자 간병은 긴급상황에 대처하거나 병원 내 감염관리 등 환자의 입원관리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국민이 병원을 이용하는 데 있어 많은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는 3대 건강보험 비급여항목인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부담 등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기로 하고 이를 국정과제로 했다.

이와 같은 국정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을 2013년부터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보장성 확대를 꾀하는 한편 전문간호사에게서 안정적인 간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2014년까지의 시범사업 결과를 분석해 연구한 바에 따르면 환자와 보호자가 일반 병동보다 10%p 이상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특히 이용환자의 85%가 주위에 권하거나 다시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포괄간호서비스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기까지 몇 차례 더 시범사업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향후 모든 병원의 입원실에서 전문간호사에 의한 간호서비스를 받는 환자를 보게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서는 우선 적절한 수의 병원이 시범사업에 동참해야 하나 상당수 병원에서는 간호인력 수급을 이유로 참여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원활한 시범사업 운영과 보다 좋은 의료환경 조성을 위해 턱없이 부족한 간호인력 해소에 정부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더불어 성공적인 제도의 설계와 정착을 위해 병원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 참여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와 건강보험공단 그리고 병원의 노력과 함께 국민들의 관심과 폭넓은 이해를 통해 국민 부담을 줄이고 보다 안전한 입원환경이 하루빨리 조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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