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대학 경기북부 캠퍼스를 유치한 파주시가 자축 분위기가 채 식기도 전에 ‘퍼주기 식’ 유치경쟁으로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23일 파주시에 따르면 최근 2년제 직업전문학교인 한국폴리텍대학 경기북부 캠퍼스를 미군 공여지인 캠프 에드워즈에 유치했다. 이곳은 한미 양국 합의에 따라 지난 2007년 미군이 사용하던 부지를 반환한 곳이다.

폴리텍대 유치는 이재홍 시장의 역점시책으로 시는 내년 1월 공사를 시작해 2018년 개교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국방부 소유인 해당 부지 4만3천㎡를 시가 직접 매입 후 대학 측에 무상 임대키로 한 것이 알려지면서 지역 정가는 물론 시청 내부에서도 막대한 시 재정을 축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해당 부지 매매가는 3.3㎡당 최소 120만 원이 넘어 160억 원 가까운 시 예산을 국방부에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근삼 시의회 부의장은 “가뜩이나 시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백억 원을 들여 2년제 직업전문학교를 유치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한국폴리텍대학 유치가 적절했는지 시의회 차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소희 의원도 “폴리텍대 유치에 따라 예상되는 시 부담액을 미리 공개토록 요구했으나 집행부에선 보안상의 이유로 내놓지 않았다. 그동안 시가 시의회 심사 절차를 요식행위로만 본 것 같다”며 벼르고 있다.

시청 내부에서도 시 예산으로 대학 부지를 매입해 제공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청 직원은 “2007년과 2011년에도 서강대와 이화여대가 이곳에 파주캠퍼스를 건립할 계획이었지만 국방부가 터무니없는 땅값을 요구해 무산됐다”며 “당시에는 시가 아무런 지원도 하지 않았는데 폴리텍대에만 시가 부지를 무상 제공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시는 분할납부로 국방부에 부지 매입비용을 지불할 계획이어서 시 재정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국방부와 일시불이 아닌 분납이 가능하도록 협의할 방침이며, 향후 대학부지 주변에 개발 호재도 기대할 수 있다”고 다소 엉뚱한 해명을 내놨다.

앞서 시는 폴리텍대학 유치로 658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함께 328명의 고용유발효과가 기대된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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