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식수난은 물론이고 육지를 오가는 유일한 교통편인 여객선 운항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위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긴급히 환자를 이송하는 닥터헬기 등 응급수송을 두고도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26일 인천시와 옹진군에 따르면 연평도를 비롯한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등 북한 황해남도의 남쪽 해안과 가장 가까운 섬인 서해5도 주민들의 고충이 심해지고 있다.

오랜 가뭄으로 식수난 문제에 시달리는 서해5도 주민들이 최근 육지를 오가는 배편이 부족해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객선 증편을 요청하는 주민들은 잦은 결항과 휴항으로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서해5도 여객선 결항 횟수는 지난 2013년 29회에서 지난해에는 65회, 올해는 벌써 25회가 넘어서고 있다.
주민들은 하루 고작 1회만 오가는 연평도와 백령도 배편을 2대로 늘려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섬을 오가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배 증편이 이뤄지지 못하면 섬주민은 물론 서해5도를 오가는 관광객들이 줄어 지역경제 역시 파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참다 못한 일부 주민은 급기야 ‘여객선 우리배갖기 대책위원회’를 꾸려 “주민 스스로 여객선을 운항하겠다”며 집단 행동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여기에 닥터헬기 등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는 응급수송 체계를 두고도 불만이 적지 않다.

서해5도 주민들은 위급한 환자가 발생할 경우 1단계로 국립중앙의료원이 운영하는 닥터헬기를 이용해 거점병원인 가천대길병원으로 이송된다. 닥터헬기가 어려울 경우 2단계로 소방헬기 등을 이용하는데, 연평도 포격과 세월호 참사 이후 응급이송을 요청하는 주민들과 의료기관의 다툼이 잦아지고 있다.

닥터헬기는 안개 등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거나 해가 지고 난 뒤에는 운행 자체가 힘들고 가천대길병원과 멀리 떨어진 김포공항에서 대기해 출동과 병원 이송 시간이 길어졌다는 지적이다.

닥터헬기 대기장소는 당초 가천대길병원과 가까운 남동구에 있었지만 인근에 남동인더스파크로 오가는 고가차도가 생겨 헬기 운항에 위험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이전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해5도 섬주민들은 연평도 포격 이후 정부가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제정한 ‘서해5도지원특별법’이 유명무실하다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박태원 연평어촌계장은 “연평도 포격 이후 서해5도특별법이 생기고,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 지원이 더 늘어날 줄 알았지만 전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며 “식수난 해결과 응급환자 이송 등 먹고사는 문제와 육지를 오가는 교통편이라도 시급히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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