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기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112종합상황실 경위

 얼마 전 ‘이케아 연필 거지 사건’이 보도돼 우리 모두를 낯 뜨겁게 한 일이 있었다. 세계 수십 개의 나라에 진출해 있는 이케아 매장에서 구매자의 편의를 위해 비치한 2년 사용분의 연필이 개점 52일 만에 모두 없어져 본사에 그 부족분을 요청했다는 사실과 그 연필 1자루를 3천 원에 인터넷 판매한다는 소식에 그 부끄러움은 더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국민소득은 3만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3만 달러의 몸통 위에 얹고 있는 시민의식은 수십 달러짜리에 불과하지 않나 싶다. 여러 사람의 편의를 위해 무료로 이용케 한 시설이나 제도는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112신고 전화 역시 그 중 하나지만 갖다 쓰면 언제나 채워져 있는 화수분은 아니다.

경찰은 ‘112신고 총력 대응체제’에 의거, 신고접수 요원의 정예화 및 지역경찰뿐 아니라 형사기동대, 교통경찰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경찰력을 112신고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범죄 증거의 보고는 현장이고 그 출발점은 112신고라는 사실에 기초한 것이다.

하지만 총력 대응할 수 있는 경찰력은 유한할 수밖에 없으며 112신고를 이용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해졌을 때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2신고는 877만8천여 건이 접수되고 이 가운데 허위 신고가 2천350건으로 집계됐다. 그 중 30명이 구속됐고 불구속도 448명에 달했다.

화풀이 대상으로 또는 경찰이 얼마나 빨리 오는지 보고 싶다는 단순 호기심으로 행한 허위·장난신고는 경찰의 긴급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그 누군가의 눈물이 돼 돌아온다.

선진화로 향하는 시민이라면 이에 걸맞은 시민의식 수준도 함께 수반돼야 진정한 선진국가를 향한 시민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성장에 따른 수치상의 선진국이 아닌 시민의 의식수준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며, 112 허위신고는 불필요한 경찰력 낭비를 초래하고 초기 대응에 중한 시기를 놓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주변의 이웃들에게 피해를 주는 범죄행위라는 시민의식 전환이 우리 모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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