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하천변의 일부 자전거도로가 불투수성 재질로 조성돼 수해에 취약한 ‘돈만 먹는 하마’가 될 처지에 놓였다. 특히 집중호우로 유실된 이후 진행되는 복구공사도 또다시 불투수성 재질로 진행, 계속된 도로 유실이란 악순환마저 우려되고 있다.

3일 도에 따르면 올해 생태환경을 고려한 하천환경을 조성하는 제방 보강과 둔치 정비, 자전거도로 조성 등 하천환경조성 사업에 132억 원을 투입한다.

보통 자전거도로는 고압블록, 우레탄, 아스콘, 투수콘, 콘크리트 등으로 시공하며 특히 하천변 자전거도로는 우천 시 빗물이 도로 포장면을 따라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고 곧바로 도로 밑으로 스며들도록 투수성이 높은 재질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도내 하천변 자전거도로 상당수가 불투수성 재질로 만들어져 도로 유실에 취약한 실정이다.
지난 2013년 7월 완공된 이천시 신둔천의 경우 3주 만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자전거도로는 완전히 유실됐다. 불투수성 재질인 아스콘을 사용해 도로를 조성, 집중호우로 넘쳐난 비의 양을 견디지 못하고 도로가 무너져 내린 것이다.

그 다음 해 3월 도가 7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복구공사를 완료했지만 당초 유실됐던 도로와 같은 재질의 불투수성 아스콘으로 시공하면서 또다시 도로 유실 위험이 우려되고 있다.

수해 상습지로 분류돼 개선공사에만 매년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던 광주시 경안천도 마찬가지다. 이곳도 하천변에 있는 불투수성의 컬러 아스콘으로 포장돼 있었으며, 제방 위에 조성된 자전거도로 역시 빗물이 전혀 스며들지 않는 콘크리트로 조성돼 도로 유실은 물론 수해 가능성을 더욱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하천 외에도 광주 곤지암천, 용인 양지천 등 도내 상당수 하천에 조성된 자전거도로의 재질이 불투수성이라 폭우 시 유실 위험을 안고 있다.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김지환(새정치·성남8)의원은 “자전거도로를 불투수성 재질로 만들면 도로 유실뿐만 아니라 비점오염원이 발생해 하천의 수질오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또 포장재 위에 물이 남아 자전거 운행 중 미끄러지는 등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더해 관련법에 하천변 자전거도로 포장 기준에 대한 내용이 미미한 것도 문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행 국토교통부의 자전거 이용 시설 설치 및 관리 지침에는 자전거도로 포장의 종류, 설계기준, 품질관리 기준 등이 명시돼 있으나 하천변 자전거도로 포장 부분에서 필요한 특수 포장 공법 등에 대해서는 언급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각 하천마다 특성이 있기 때문에 도로 재질을 한 가지 통일된 기준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며 “설계 단계부터 여러 검토를 거쳐 그 하천에 가장 적합한 재질을 택해 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hero43k@kihoilbo.co.kr
박현민 기자 mi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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