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윤수 이천미래로포럼 대표

 최근 들어 인도의 부상(Rise of India)이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IMF는 최근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6.3%에서 금년 7.5%로 증가, 지난해 7.4% 성장했으나 금년 6.8%로의 하락이 전망되는 중국을 추월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내년에도 6.3%로 하락하지만, 인도는 7.5% 수준을 유지해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인도를 성장촉망지역(Growth bright spot)으로 언급한 바 있으며, 우리 정부도 인도를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으로 인식해 총리의 방한을 추진하는 등 관계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인도가 새로이 떠오르는 시장이라면 지난 10여 년 이상 이 나라 경제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였던 중국은 쇠퇴하는 시장이며, 중국과의 협력관계는 이제 퇴색하고 마는 것일까? 최근 방문한 중국 산둥성 류산시는 내게 그 답을 보여 줬다.

류산시는 우리 기업이 중국과 외교관계 수립 후 제일 먼저 진출한 칭다오, 옌타이, 웨이하이 등에 비해서는 인구 57만 명의 작은 도시지만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이며, 특히 넓은 해안선을 기반으로 해 새로운 임해공업지대로 탈바꿈할 수 있는 천혜의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금년 말로 예상되는 한중 FTA 발효에 대비해 총 5천619㎡의 부지 위에 국가급 전용산업단지 구축을 계획하고 있는데, 우선 약 990㎡에 대해서 시범단지를 조성해 단계적으로 제12차 5개년 계획에서 밝힌 신에너지, 전기자동차, 신소재,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 차세대 IT, 바이오, 첨단 장비제조 등 ‘7대 신성장산업’ 위주의 공단 조성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중국 측이 한중 FTA 발효에 대비, 전용공단 추진 등을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발효 이후 중국과의 협력 방안을 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우리는 현재 자동차, 철강, 화학 등 전통 하드웨어형 산업 분야에서 대중국 수출의 주력을 형성하고 있지만 중국 산업의 향후 5~10년 대종은 ‘7대 신성장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중국의 하드웨어형 산업에 중간재나 부품, 소재를 수출해 틈새시장에 진출했던 것과 유사하게 중국의 ‘7대 신성장산업’에 대해서도 같은 기능을 수행하도록 전략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

협력의 방안은 중국이 우혜 조건을 제시하는 전용산업공단 내 진출을 통해 중국의 내수시장을 겨냥하는 교두보로 삼는 것도 유용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아직은 한류의 열기가 식지 않은 상황이며 우세가 유지되고 있는 서비스산업 분야의 진출을 통해 중국 경제와의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것도 필요하다.

음반, 공연, 영화 같은 콘텐츠산업이나 관광·레저·운송, 물류, 전자상거래 등과 영·유아, 보건·건강식품, 의료보조기구 등과 같은 헬스케어산업 등의 선전이 기대된다.

한중 경협의 강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전용공단으로의 진출을 통한 협력 방안은 앞으로 실현될 실크로드 사업과 연계될 경우 중국은 물론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도의 부상은 우리 경제의 외연을 넓히는 데 필요함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인도보다 지리적으로 가까우며 산업적으로 연관도가 높은 중국과의 협력관계 강화, 특히 FTA 발효 이후 중국 교두보 확보를 선점하는 일은 우리 경제의 제2도약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이다.

중국과의 경제협력은 완성되거나 약화돼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제부터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시작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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