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인천시의 관광공사 설립을 놓고 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행자부는 오는 8월 인천관광공사 설립과 관련해 인천시에 심의 결과를 통보하면서 ‘일부 적정’과 ‘일부 부적정’ 등으로 평가해 관광공사를 설립하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행자부는 13일 인천시에 통보한 심의 결과를 통해 외국인 방문의 관문 역할을 하는 인천시 환경과 2021년 2천200만 명으로 예상되는 방한 관광객을 고려해 관광공사 설립 필요성을 인정했다.

또 관광공사에 통폐합되는 도시공사 관광사업본부와 인천국제교류재단, 인천의료관광재단 등의 총인원 122명을 96명으로 감축해 통합으로 인한 비효율 제거 및 비용을 절감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의견은 긍정적인 부분보다 더 많고 구체적이다.

행자부는 2011년 12월 산하기관 통폐합 과정에서 관광공사를 도시공사와 통합한 지 3년 6개월 만에 다시 분리 출범하는 것은 반대 여론과 비용 부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3개 기관의 통폐합에 따른 명확한 업무 설계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설립 준비 초반부터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전문가들에게 지적받아 온 수익 창출 방안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다.

관광공사는 하버파크호텔 운영과 면세사업, 투모로우시티 운영 사업, 개항창조도시 조성사업 등 4개 주력 사업 추진을 구상 중이다. 행자부는 이 중 전체 예상 매출액의 70%를 차지하는 면세사업에 주목했다.

관광공사가 내년 준공 예정인 인천항 신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권에 참여할 예정이지만, 사업 허가 획득 여부가 불확실해 면밀한 사업 실현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행자부의 부정적인 심의 결과에도 강제성은 없다. 따라서 시는 관광공사 설립을 예정대로 추진한다. 다만 행자부의 부정적 의견을 검토, 관광공사 설립 과정에 일부 반영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행자부도 관광공사의 필요성에 공감한 만큼 부정적 의견을 잘 반영해 설립하겠다”며 “과거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