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주 고양경찰서 정보보안과 경사

 고양경찰서로 한통의 편지가 날라왔다. 편지의 주인공은 탈북민 출신 중학교 여학생 A양 이었다. A양은 지난 2012년 아버지와 함께 북한을 탈출하여 국내에 입국했다.

일용직 근로자로 변변치 않은 돈벌이를 하는 아버지와 단둘이 생활하며 중학교에 입학한 그녀의 학창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북한에서 쓰는 말과 억양으로 친구들이 자기의 말을 오해하여 거리가 멀어지기도 했다. 더욱이 학업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고 이내 비행청소년들과 어울리게 됐다.

안타까운 점은 어렸을 때 북한에서 제대로 먹지 못해 또래들에 비해 체구가 현저히 작았는데 이로 인해 비행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무시와 폭행을 당하고 “북한으로 돌아가버려” 라는 등 막말을 듣기 일쑤였다.

결국 학교를 중퇴하기에 까지 이르렀다. 다음해에 복학하고자 하였지만, 자신을 괴롭혔던 아이들이 상위 학년에 올라가 자신을 계속 괴롭힐까봐 그것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우울증에 걸려 한동안 밖에도 나가지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던 중, 소식을 전해들은 고양경찰서 신변보호관이 A양을 찾아갔다.

울먹이며 호소하는 A양을 만난 신변보호관은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하고 위로 해주었으며, 그 다음 주부터는 매주 찾아가 점심을 사주고 교우 관계, 향후 진로, 공부 방법 등에 대해 지속적인 상담을 해주었다.

때로는 학습 교제를 갖다 주기도 하고 우울증 치료를 위해 병원에 데려가기도 했다.. 학생과 경찰관의 굳은 의지가 더해져 이문주 양은 결국 2년 만인 올해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중퇴 기간 동안 신변보호관을 통해 학교생활 방법에 대해 잘 배운 덕분에 지금은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자신의 꿈인 의상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편지의 말미에는 예쁜 스티커와 함께 서투른 글씨로 “경찰관 아저씨들이 계셔서 너무 행복합니다”라고 적혀있었다.

경찰청에서는 4대악의 척결을 위해 탈북민들에 대한 학교·가정폭력·성폭력 피해의 예방과 회복을 지원한다. 통일의 역군이 될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에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도와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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