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새벽 2시 15분께 김포시 고촌읍 제일모직 물류창고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진화됐다. 119소방대원들이 마지막 잔불을 끄고 있다. /김포=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김포시 제일모직 물류창고 화재 원인 규명을 놓고 경찰과 소방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25일 화재 발생 당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한 남성이 부탄가스가 들어 있는 플라스틱통을 들고 4층부터 7층까지 돌아다니는 장면이 나타남에 따라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50대로 보이는 이 남성은 물류창고에서 화재 발생 신고가 접수되기 1시간 전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플라스틱통을 옮긴 것으로 CCTV 분석 결과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결정적으로 방화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해당 남성을 방화범으로 결론 내리진 못하고 있다. 다만 CCTV 속 남성의 행동으로 미뤄 화재 원인을 방화로 추정할 뿐이다.

실제 CCTV 영상에는 이 남성이 4층에서 석유를 담은 화분 받침을 부탄가스와 함께 플라스틱통에 넣어 일종의 폭탄을 제조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은 플라스틱통을 확보해 화재 원인을 분석하는 한편, 이 남성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제일모직 물류창고에는 평소 협력업체 직원들이 자주 오간다는 관계자들의 진술에 따라 택배회사 직원일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로 지목된 해당 남성의 검거 및 진술 내용에 따라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물류창고 내 협력업체 대부분이 택배회사로, 관계자들을 불러 화재 발생 당시 경위 파악과 CCTV 영상 속 남성의 신원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며 “화재로 물류창고 내 전산망이 훼손돼 CCTV 영상을 수사에 충분히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발화 지점에 대해 소방당국은 국민안전처에 최초 7층으로 보고했으나 이후 6층으로 수정 발표했고, 1시간여 만에 또다시 6~7층으로 바꿔 보고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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