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홍재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요즘 나뭇잎만 휘날리는 공중전화박스가 주인을 잃은 채 방치돼 있다.

한때는 대한민국 전국 어느 곳을 가나 구멍가게 앞에는 빨강이나 파랑 공중전화기 한 대씩은 있었고, 전화 한 번 하려면 낮 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하고 버스 정류장이나 역 앞에서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오래 기다려서 짧게 통화하고 뒷사람들 눈치 보고 바로 나와야 되는 그런 시절이 있었다.

약속을 정할 때는 공중전화박스가 약속장소로도 많이 사용됐다.

카드형 공중전화가 나왔을 때는 다들 지갑 속에 지금의 버스카드처럼 다양한 가격대의 공중전화카드를 지니고 다닐 만큼 공중전화는 우리 국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 수가 늘어난 만큼 공중전화 대수도 많이 줄었다. 1990년대 말 15만3천 대였던 공중전화는 현재 7만 대 수준이다. 그나마도 한 달에 10명도 이용하지 않는 공중전화가 9천여 대에 달한다고 하며, 1명도 이용하지 않는 공중전화도 100여 대나 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공중전화의 이용 추이와 대체 서비스 이용 가능성, 공중전화의 보편적 서비스로서의 역할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공중전화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휴대전화가 생기기 전 공중전화박스는 추억이 한가득이었다. 과거 호황을 누렸던 공중전화를 방치하는 것은 국가적인 자원 낭비다.

때문에 공중전화에 대한 재활용 방안이 절실하다. 한 예로 은행과 연계해 ATM기 및 심장제세동기 등을 설치해 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거리와 조화롭게 세련되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부스를 만들어 다가가고 있다.

따라서 공중전화 부스의 새로운 활용이 시급하다. 예컨대 우범지역에 있는 공중전화박스를 세이프티존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미니도서관부스, 전기자동차 충전소부스, 와이파이존 등으로 활용 방안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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