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천에서는 중구와 동구·연수구 등 3곳 시의원 재·보궐선거 후보들이 심판을 받는 투표일이다. 15일간의 선거운동을 통해 자신을 부각시키기에 안간힘을 쏟은 지금 후보들의 심경은 진인사 대천명의 자세로 결정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재·보궐선거는 `관객없는 무대'처럼 유권자들의 무관심속에 치러진 맥빠진 선거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번 선거가 사상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다.
 
주권행사마저 포기하려는 요즘 민심의 작용은 뻔하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중앙정치권의 이합집산과 대선자금 정치권 유입설 등으로 시민들의 정치불신이 어느 때보다 팽배해진 데다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제 난국이 정치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게다가 평일에 치러지게 됐으니 이번 재·보궐선거 투표율이 10%대를 겨우 웃돌 것이란 저조율의 예상치는 그럴듯한 예단이라 하겠다. 지난 97년 이후 인천지역에서 치러진 재·보궐선거 투표율은 지난 2000년 옹진군 군의원 선거시 73.2%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20~30%대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한다면 혼돈만이 거듭되는 요즘 정치판의 민심이반 현상은 투표율을 더욱 저조시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란 상대성이어서 유권자들의 관심속에 치러지는 선거전은 과열분위기를 보이지만 투표율은 높게 마련이다. 하지만 유권자가 외면하는 선거는 상대후보간에도 치열한 비방 등 난타전 불씨도 자연 약세로 돌아가 위법행위도 그 만큼 줄어 들고 투표율도 저조할 수밖에 없다. 유권자의 냉담속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후자에 해당된다. 10여건의 경고와 주의촉구라는 경미한 선거법 위반에 그쳤다는 것은 선거문화의 향상이라기보다 얼마나 선거전이 싱거웠나를 입증해 주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 중 한곳은 유고로 인한 보궐선거지만 2곳은 선거법위반으로 시민혈세가 낭비된 재선거라는데 우리는 유감을 금치 못한다. 아무튼 내 고장 일꾼을 뽑는 투표에 주권을 행사함으로써 당선자의 대표성은 물론 지방의회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유권자가 신성한 주권을 포기할 때 자신이 원하지 않는 후보가 당선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민주화를 역행한다는 점에서 한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물론 투표를 하니 안하니는 유권자의 몫이다. 그러나 무관심과 식상한 유권자에 대한 홍보는 선거관련기관이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적극적인 홍보·계도활동 등 투표 분위기를 고조시켜 유권자 모두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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