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는 갑자기 내리기 시작해 갑자기 멎는 비다. 강우의 세기가 갑자기 크게 변하는 비로서 적운과 적란운에서 흔히 내린다. 대기불안정으로 빗방울이 비교적 크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메마른 수도권에 소나기가 내렸다.

13일 낮부터 다음 날 동틀 새벽까지 산발적인 빗방울이 14일 낮까지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목마른 들녁에 적은 양이나마 이 같은 소나기가 내려 무더위를 잠시 동안 식혀 주고 들녘에는 생명을 되살리는 단비였다.

‘소나기’하면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가 생각 날 것이다.

1953년 5월 신문학지에 발표된 소나기는 이성에 눈떠 가는 사춘기 소년·소녀의 아름답고 슬픈 첫사랑의 경험이 서정적으로 그려져 있다.

어린 소년과 소녀가 등장하는 황순원의 일련의 작품에서와 마찬가지로 성숙한 세계로 입문하는 통과제의의 과정으로 소녀와의 만남, 소녀의 죽음, 조약돌과 분홍 스웨터로 은유되는 소년과 소녀의 감정 교류 등이 서술됐다.

작품의 절정이자 전환점인 소나기를 만나는 장면으로 두 사람의 교유는 고조되지만 소녀는 병세가 더욱 악화돼 죽게 된다.

또한 소나기하면 유년시절 누구나 개울가 징검다리를 건너다 소낙비를 맞던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지금 소나기처럼 우리나라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갑자기 몰아닥쳤다.

지난 주말과 휴일 동안 전국적으로 소나기가 한바탕 지나간 뒤 습도에 약한 것으로 알려진 메르스 확산도 진정될지 주목된다.

메르스는 바이러스의 표면이 습기에 닿으면 파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에 산발적으로 내린 소나기로 인해 공기 중의 습도가 올라가 메르스의 확산 사태도 수그러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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