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월드컵 첫 승과 16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일궈 낸 값진 성과입니다.

 제가 진행하고 있는 경인방송 ‘상쾌한 아침 원기범입니다’에서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씨와 인터뷰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에서조차도 여자축구의 인기는 남자축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낮다고 하는군요. 인기가 적으니 선수들에 대한 처우 역시 낮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는 여자축구팀도 많지 않을 뿐더러 프로선수들 연봉 상한선이 매우 낮게 책정돼 있습니다. 그나마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은 처우가 나은 편인데, 그마저도 남자선수들의 연봉에 비하면 조족지혈 수준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렇게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 낸 것은 선수들과 윤덕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혼연일체가 돼 흘린 땀의 결과라 할 것입니다. 비록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우리나라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큰 박수를 보냅니다.

그런데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는 심리치료용 격려 메모가 도움이 됐다는 한 일간지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코스타리카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막판 동점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역사적인 첫 승의 감격을 놓쳤던 바로 그날 저녁, 숙소 엘리베이터 옆에 이런 메모가 있었습니다. ‘왜 그래? 월드컵 끝났어? 스페인 이기면 조 2위다!’ 단순 명료한 이 메모를 통해 많은 선수들이 힘을 얻었다는 것이 대표팀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스페인전을 앞두고는 ‘스페인 애들 급해. 시작하면 서두를 거다.

차분하게 기다려. 그리고 악착같이 뛰면 기회가 생길 거야’라는 메모가 붙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메모의 내용은 말 그대로 예언처럼 적중했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뛰면서 결국 역전승을 일궈 냈고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던 것입니다.

이 메모들은 이번 월드컵에 멘털 코치로 함께 한 윤영길 한국체육대학교 교수의 작품이었습니다. 윤 교수는 “선수들을 심리적인 중립지역으로 이끌어 차분한 상태에서 경기를 뛰게 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격려’의 힘입니다. 잘 아시는 대로 ‘공감’을 배경으로 한 적절한 격려와 칭찬이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서 많이 실증돼 있습니다.

이탈리아 나폴리의 한 공장에서 일하는 열 살짜리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의 꿈은 멋진 성악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소년의 첫 번째 선생님은 “너는 노래에 소질이 없다. 네 목소리는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바람소리와 다를 바 없어!”라고 말했습니다.

 이 소년은 얼마나 실망하고 좌절했을까요. 하지만 소년의 엄마는 달랐습니다. 가난한 가정 형편상 제대로 성악 공부를 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도 아들에게 늘 격려해 줬습니다. “얘야, 넌 훌륭한 성악가가 될 수 있어. 날마다 좋아지고 있지 않니?”라고 말입니다.

그 소년의 엄마는 아들의 성악 수업료를 내기 위해 많은 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엄마의 지속적인 격려와 노력은 아들의 운명을 바꿔 놓았습니다.

 이 소년이 바로 엔리코 카루소입니다. ‘불멸로 남은 역사상 가장 완벽한 테너 성악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격려와 칭찬에는 이렇게 사람을 바꾸는 강력한 힘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사례입니다.

자기 이미지를 만드는 데 중요한 것이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돌려주는 반응인 피드백(feedback)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칭찬과 격려를 받으면 이것을 통해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피드백되기 때문에 마음속에 있던 부정적 이미지와 좌절감이 극복됩니다.

 이런 격려와 칭찬은 받는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하는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상대방을 보는 관점 자체가 긍정적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언어생활은 어떨까요? 말하는 데 돈 들지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특히 가족들에게 오늘부터라도 격려와 칭찬을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로 격려하고 칭찬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시고 실천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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