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의무인 선서의 의무, 청렴의 의무, 친절의 의무, 비밀의 의무, 직장이탈의 의무 등 규율을 중시하고 정해진 틀을 벗어나지 않는 골드형으로 공직생활을 해 온 전 4급 출신 공무원 두 사람의 삶이 재조명되고 있다. 공직에 있으면서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으로 36년간 공직에서 머물다 떠나는 이들 4급 공직자의 아름다운 퇴임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평택시 1천700여 공직자 중 4급 공직에 머물면서 그것도 36년 동안이나 크고 작은 사고 없이 후배들의 존경을 받고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으며 떠난 손종천·우제경 씨가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16일 퇴임한 손종천 전 총무국장은 시장과의 티타임으로 퇴임식을 갖고 시 홈페이지에 ‘사랑하고 존경하는 1천700여 공직가족 여러분께’라는 작별의 인사말을 올렸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고은 시인의 그 꽃이라는 제목의 시구를 인용해 이제는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들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손 전 국장은 또한 공직자들이 힘들지만 해야 한다는 채찍과 함께 공직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우제경 전 평택시 송탄출장소장은 16일 송탄출장소 소회의실에서 공재광 시장, 김인식 시의회 의장, 직원 등 50여 명만이 참석한 가장 작은 아름다운 퇴임식을 가졌다.

그는 “인생에서 제일 소중했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여러분께 작별의 인사를 드린다”며 “36년간의 공직생활은 삶의 근원이자 제 자신을 지탱해 준 힘이 됐고, 더없이 값지고 보람있는 인생의 소중한 발자취였다”고 말했다. 또한 “함께하면서 행여 나의 잘못이나 실수로 뜻하지 않게 마음에 상처를 받은 분이 있다면 이 자리를 빌려 용서를 구하면서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아름다운 퇴임사에 180여 개에 달하는 공직 후배들의 댓글이 달렸는데, “경기도의 좋은 자리도 마다하고 고향인 평택시로 전보를 자청해 고향 발전을 위해 애쓰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등 오랜만에 공직사회에 훈훈하고 아름다운 댓글이 보기 좋았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