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원장 이철희)이 메르스에 노출된 응급환자의 생명을 위해 사투를 벌여 화제가 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삼성서울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위해 입원해 있던 ‘메르스 능동감시 대상자’를 병원으로 이송해 응급 간이식 수술을 실시했다고 25일 밝혔다.

병원 측은 7시간의 간이식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모든 의료진은 수술복을 입은 후 방호복 위에 또다시 수술복을 껴입었고, 수술용 확대경에 보호안경까지 추가로 착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공호흡기를 통해 배출되는 환자의 날숨에 있을 수 있는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쓴 N95 마스크로 인해 수술실에 있던 간호사는 탈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A(72·대구시)씨는 포항 소재 모 병원에서 간경화를 진단받고 치료받던 환자로 간이식을 위해 지난 1일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해 메르스 능동감시 대상자로 지정됐다. 이어 경과를 관찰하던 중 11일께 갑자기 전신상태 악화로 인해 이식이 급하게 필요해 삼성서울병원에 재입원했다.

삼성서울병원도 메르스에 대처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 여러 병원에 환자 이송 및 간이식 수술을 문의했으나 번번이 어렵다는 거절의 대답을 들어 결국에는 분당서울대병원으로 문의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수술 준비 과정에서 메르스 전파 가능성을 완벽히 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염 관리실, 감염내과, 마취과, 중환자실 등 의료진 간의 긴밀한 협조로 환자가 병원으로 진입하는 단계부터 중환자실 입실, 수술실로의 이동, 수술 중 수술실 관리, 수술 후 중환자실 이동 등의 모든 과정을 철저히 관리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 한호성(암·뇌신경진료부원장)교수는 “이번 간이식 수술은 어느 병원에서도 쉽게 결정할 수 없었던 사안이었지만 지금까지 축적된 의료 지식과 경험을 믿고 두려움을 극복해 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남=이규식 기자 ksl23@kihoilbo.co.kr
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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