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지역 유일한 노인문화 영화관인 미림극장 앞에서 한 시민이 상영 중인 영화를 확인하고 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인천지역 유일한 노인문화 영화관인 ‘추억극장’ 미림극장이 역사 속에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70·80년대 인천 젊은이들의 향수가 베인 미림극장은 경영악화로 한동안 영업을 중단했다가 지난 2013년 ‘추억극장’으로 재개관했다.

당시 인천시와 동구는 미림극장 운영주체인 ㈔한국사회적기업협의회 인천지부(이하 협의회)와 ‘추억극장 미림의 효율적 조성·운영을 위한 협약’을 맺고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현실은 참담한 실정이다.

29일 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지원금으로는 도저히 극장을 운영할 수 없다”며 “이대로라면 조만간 문을 닫아야 한다”고 했다.

실제 시와 동구의 지원금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을 기준으로 인건비 9천400만 원, 사업개발비 5천만 원 등으로 월 1천200만 원 정도다.

여기에 하루 100~150명의 관람객이 한 사람당 2천 원의 관람료를 낼 경우 매점 수익 등을 포함한 한 달 극장 최대 수입은 1천만 원이다. 지원금을 합쳐도 월 2천200만 원의 수익이 전부인 셈이다.

그러나 월 임대료 400만 원과 영화 판권료 500여만 원, 인건비 등 극장 운영비를 감안할 때 월 2천여만 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협의회의 계산이다.

고육지책으로 협의회는 인천문화재단 지원사업·예술인 파견 지원사업 등을 통해 예산 끌어오거나 청소년 대상 문화프로그램인 ‘꿈다락 토요문화 학교’ 지원을 받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서울시의 경우 노인문화사업비 명목으로 연간 1억여 원의 예산을 책정해 실버문화관의 판권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에서는 실버문화를 살리기 위해 없는 기관도 만드는 상황에서 인천시는 하나뿐인 실버문화관의 위기를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민의 관심, 기업의 후원, 공공기관의 예산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소중한 자산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미림극장의 경우 다른 사회적기업과 마찬가지로 규정범위 내에서 인건비나 사업개발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취지가 좋아 추가 지원하고 싶어도 별도의 운영 주체가 있는 상황이라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림극장은 지난 27일부터 시민들을 상대로 ‘미림을 살리기 위한 진정서’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3일 만에 650여 명의 시민이 서명했다. 미림극장은 1천 명의 서명이 모이면 관련 기관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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