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신 수원서부경찰서 경무과 경장

 중세, 유럽과 북아메리카 일대 기독교 사회권에서는 악마가 인간이나 동물을 이용해 악한 행위를 한다고 믿었다. 가난과 질병에 대한 이유를 거기서 찾고자 한 것인데 그 악마의 행위를 막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악마의 하수인으로 여겨진 인간에 대한 처형이 이뤄졌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마녀사냥’이다.

마녀사냥은 과학과 의료기술이 발달되지 않았던 중세 사람들의 질병에 대한 무지가 만들어낸 공포의 산물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마녀사업’이라 불려질만한 교회의 경제적인 계산이 깔려있었다. 어느 종교를 비판하고자 꺼낸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마녀사냥’의 현대적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질서와 안정을 요구하는 현대사회는 ‘정상이 아닌 것’들을 가혹하게 몰아붙이고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현재 대한민국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마녀사냥 중이다. 오원춘, 박춘풍 사건으로 외국인 범죄 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져 있다.

하지만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특정 범죄자가 경기도 혹은 충청도 출신이라 하여 경기도와 충청도 주민이 모두 잠재적 범죄자라고 경계하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우린 몇몇 사건을 이유로 모든 외국인 노동자 특히, 동남아시아나 중동 계열의 외국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한국 사회의 오만과 편견에서 비롯된 비정상적인 사회현상은 오발탄이 되어 우리에게 날아들었다. 모든 외국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면서 요괴스러운 거대한 마녀를 만들어 버렸다.

한국인들은 우리 스스로 만든 ‘외국인범죄’라는 실체 없는 공포감에 갇혀 과도하게 부풀려진 불안 심리로 인해 불필요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내는 ‘공포의 악순환’에 빠져버린 것이다.

경기경찰청은 수원과 시흥에 외국인에 대한 범죄 예방과 치안서비스제공을 목적으로 한 다문화 경찰센터를 개소하고 환경개선에 나섰다.

다문화 센터는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외국인에 대한 올바른 정보제공과 교육활동이 동반되어야한다. 그래야 도민이 두려워하는 ‘외국인범죄’라는 거대 마녀와의 전쟁에 승리하고 체감 안전도를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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