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가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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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가 성공하려면
이선신 농협대학교 교수/법학박사
  • 기호일보
  • 승인 2015.07.02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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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의 기조는 ‘창조경제’이다. 언론을 통해 ‘창조경제’란 말을 수 없이 들어온지라 지금은 국민들이 그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해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창조경제’란 말이 처음 나왔을 때 국민들이 그 의미를 머릿속에 확연히 떠올리기가 쉽지는 않았다.

사전적 의미로 ‘창조’란 “새로운 것을 처음으로 만들어 냄”을 의미하고, ‘경제’란 “사람이 생활을 함에 있어서 필요로 하는 재화나 용역을 생산, 분배, 소비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창조’라고 하면 흔히들 ‘천지창조’를 떠올리듯이 이는 ‘어떤 성스런(somewhat divine)’ 이미지를 갖고 있는 데 반해, ‘경제’란 인간의 현실 삶 속의 먹고사는 직접적 문제이기에 이는 ‘어떤 세속적인(somewhat secular)’ 이미지를 갖는다. 따라서 이런 상반된 이미지를 지닌 두 단어의 합성어인 ‘창조경제’의 구체적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혼란스러워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창조경제’의 주무 정부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해설에 따르면, ‘창조경제’란 “국민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과학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에 접목하여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고, 기존 산업을 강화함으로써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새로운 경제전략”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창조경제’란 말 자체가 “매우 창조적인 것은 아니다”고 볼 수도 있다.

왜냐하면, 헌법 제119조 제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창조경제’의 핵심이 ‘국민의 상상력과 창의성의 활용’에 있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이 규정하는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의 존중”에 포함되는 하나의 내용으로 이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좋다. ‘창조경제’의 구체적 의미가 어떻든 부디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공하여 목표로 삼고 있는 ‘창조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와 시장 창출’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그러면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필자는 그것을 ‘자유로운 비판이 가능한 환경의 조성’ 즉 ‘비판의 활성화’라고 본다. 부연하자면, ‘창조의 정신’은 ‘(열린 마음에 터잡은) 비판의 정신’을 전제로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창조 즉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일(넓게는 ‘기존에 있는 것을 개량·개선하는 일’도 포함된다)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고자 하면 ‘기존에 있는 것들에 대한 새로운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한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기존에 있는 것들을 (열린 마음에 터잡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잘못된 점, 부족한 점, 불편한 점들을 발견해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인류역사는 비판을 통해 성장·발전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14∼16세기의 르네상스는 ‘신(神) 중심의 획일화된 문화’를 ‘인간·인문적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극복함으로써 발생됐던 것이고, 16~17세기의 종교개혁운동은 ‘세속화된 종교권력’을 비판하고 반성을 촉구한 데서 비롯됐으며, 20세기의 수정자본주의이론은 자본주의의 모순과 폐단을 비판적으로 시정하고자 하는 데서 발단됐다.

이러한 사례들을 보더라도, ‘창조경제’가 성공하려면 ‘비판정신의 고양(高揚)’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우리사회의 모든 부문과 현상들에 대해 성역 없는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이 가능할 때 비로소 ‘창조’와 ‘발전’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작금의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분야의 흐름을 보면 과거보다도 오히려 비판정신이 후퇴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 주변에 건전한 비판정신을 움츠러들게 하는 요인들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어떤 일을 비판했다가 정치적 탄압을 받기도 하고, 수사기관의 수사대상이 되기도 하며, 편향된 시각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무차별적 공격을 받기도 한다.

비판정신을 억압하고 위축시키는 사회적 분위기를 쇄신하지 않고서 어떻게 창조경제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다양한 생각과 비판이 자유롭게 개진되고 공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창조경제가 성공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말하자면, 정부는 물론이고 국민 각자도 비판에 대하여 좀 더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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