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산하 공공기관들이 ‘혁신 칼바람’ 앞에 섰다.

유정복 인천시장 취임 2년 차 핵심 사업인 데다 ‘공무원보다 더 철밥통’이라는 출자·출연기관 CEO들에 대한 이미지 불식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5일 시에 따르면 인천관광공사 부활을 통한 인천의료관광재단, 인천국제교류재단 통폐합을 시작으로 그동안 미온적으로 추진돼 온 공공기관 혁신 사업이 본격화된다.

혁신 사업은 이달 중순께 출범하는 ‘인천시 공기업 혁신평가단’이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한다. 혁신평가단의 최대 임무는 소위 ‘월급 축내는 출자·출연기관 CEO 이미지를 벗게 하는 것’이다.

시는 이미 올해 초 인천지역 출자·출연기관 CEO들에 대한 연봉 삭감을 단행한 바 있다. 올해 연봉 삭감에는 모두 4개 기관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봉 삭감액은 대략 10~20% 정도다.

공기업 혁신평가단은 8월 한 달 출자·출연기관 CEO와 경영실적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다. 평가 결과는 이르면 9월 말께나 늦어도 10월 말까지는 공개돼 내년 CEO 연봉 협의와 시 예산 지원에 평가 항목으로 활용된다.

시는 또 CEO 평가 작업의 경우 사업평가제를 보다 면밀히 적용하기로 했다.

이전까지 CEO와 적당한 선에서 업무 평가를 협의했다면 이젠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연봉도 깎고 지휘 자체를 유지할 수 없도록 페널티를 부과하기로 했다.

인천교통공사와 인천도시공사가 대표적인 예로, 현재 시는 도시공사와는 1조2천억 원의 자산매각을, 교통공사와는 인천터미널 매각 법인세 소송 승소를 평가 항목으로 제시해놓고 있다.

시는 인적 평가와 함께 조직 통폐합도 가감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인천관광공사 부활로 인한 조직 통폐합을 시작으로 연내 기능이 중복되는 대다수 출자·출연기관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통폐합이 논의되는 조직은 인천경제통상진흥원과 인천테크노파크, 인천정보산업진흥원과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다.

시는 또 20% 이내로 지분 투자를 하고 있는 각종 특수목적법인(SPC) 구조조정도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에 맞물려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수순으로 시는 지난 3일 ‘인천시 출자·출연기관 운영심의위원회’를 열고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 온 ‘인천복재재단’ 출범을 보류시켰다.

복지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려는 의도는 좋지만 재정난과 혁신이라는 과제를 뛰어넘지 못한다는 게 보류 이유다.

시 관계자는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조직 혁신 바람이 불게 될 것”이라며 “혁신 대상 조직들은 CEO는 물론 직원 한명 한명이 뼈를 깎는 자구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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