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병 평택성모병원 원장과 의료진들이 6일 오전 병원 재개원과 관련한 기자회견에 앞서 메르스로 인해 유명을 달리 한 분과 유가족들에게 고개 숙여 조의를 표하고 있다./ 평택=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국내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해 지난 5월 29일 자진 휴원에 들어간 평택성모병원이 6일 재개원했다. 휴원 38일 만이다.

170번째 확진 한자가 입원했던 구리 카이저 재활병원도 5일 자정을 기해 코호트(환자 발생 병동을 의료진과 함께 폐쇄 운영) 격리에서 해제, 7일부터 정상 진료가 가능해졌다.

평택성모병원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응급실과 건강검진센터 진료를 시작한 데 이어 오전 9시부터 외래진료도 재개했다. 산부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모두 13개 과에 의료진 150명 등 전 직원 277명이 정상업무를 시작했다.

이 병원 건강검진센터에는 사전 예약된 평택지역 기관·단체 임직원들이 검진을 받았다.

성모병원 측은 재개원을 위해 3차례에 걸친 훈증(스팀) 소독을 실시하고 7∼8층 병동의 6인 병실을 4인실로 개조했다. 또 환자 방문시간도 하루 3차례에서 오후 2차례로 줄이고 병원 정문 앞에 선별 진료소 2곳을 설치해 병원 내 감염을 원천 차단했다.

성모병원은 국내 메르스 1번 환자가 머물던 8104호실에 환풍구(2곳)를 설치하는 등 새로 단장했다.

이기병 병원장은 이날 병원 내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등에게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메르스로 인해 유명을 달리 한 분과 그 유족들께도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곳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공재광 평택시장은 병원 현관에 설치된 희망나무에 “이번 위기는 반드시 기회가 될 것이다. 의료진과 시민이 함께한다면 더 좋은 미래와 희망이 있을 것이다.”라고 쓴 쪽지를 남겼다. 희망나무에는 병원 방문객들이 남긴 희망의 메시지 100여 장이 걸렸다.

첫 진료를 받은 윤남희(88) 할머니는 “무릎관절이 아파 그동안 거동도 못 했는데 이렇게 병원 치료를 받게 돼 다행”이라며 “메르스 이야기는 들었지만 정부와 병원을 믿고 진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코호트 격리 조치가 내려진 구리 카이저 병원도 이날 의료진이 복귀해 정상 운영을 준비했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바이러스 최대 잠복기가 끝난 5일 자정을 기해 이 병원을 집중관리 대상에서 해제했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은 시설 등을 정비한 뒤 7일 재개원할 예정이다.

이 병원에 입원했다가 경기도의료원 수원·파주·포천병원, 고양 명지병원, 대전국군병원 등 5곳에 분산 수용됐던 환자 100여 명도 재개원 시기에 맞춰 돌아올 예정이다.

최애경 구리보건소장은 “지난 2주간 꿈인지 생시인지 무슨 일이 생겼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모든 공직자가 매일 24시간 비상근무하며 충격 속에 보냈다”며 “모든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준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평택=김진태기자 jtk@kihoilbo.co.kr
구리=윤덕신 기자 dsy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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