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젠탈 효과를 아십니까.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의 로버트 로젠탈(Robert Rosenthal) 교수가 주창한 이론입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능지수(IQ) 검사를 실시한 뒤 20%의 학생들을 실제 검사 결과와 무관하게 무작위로 뽑아 그 명단을 교사에게 주면서 지능지수가 높은 학생들이라고 말하고 “이 아이들은 특별히 IQ가 높으니 학업 성취 향상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믿게 했습니다.

8개월 후 다시 지능검사를 해보았더니, 20%에 선발되었던 학생들은 실험 전 결과와는 상관없이 실제로 다른 학생들보다 IQ가 높게 나왔습니다. 성적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사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학생에 대해 긍정적 편견을 갖게 된 선생님은 좀 더 열성적으로 가르칠뿐더러, 말 한 마디 얼굴 표정 하나만으로도 아이에게 긍정적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리고 해당 학생들도 본능적으로 선생님이 자신을 좋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선생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해 좋은 결과를 얻게 되는 현상을 ‘로젠탈 효과’라고 합니다. 칭찬과 격려의 긍정적인 효과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대 심리와 부응 심리가 서로 맞물리면서 상승효과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비슷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얼마 전 인하대 최순자 총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출간한 졸저 「소통의 정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칭찬과 격려가 한 사람의 일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에까지 이야기가 전개되었습니다. 최 총장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 그 친구 역시 집안 사정이 녹록지 못해 어렵게 공부했던 모양입니다.

여고시절 국어시간에 시를 짓는 과제가 있었답니다. 그 친구는 고민 끝에 시를 짓긴 했습니다만 그렇게 큰 자신은 없는 상태로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그 시를 읽은 국어선생님이 시가 매우 아름답다며 재능이 있으니 잘 살려보라고 칭찬해주었다는 것입니다.

집안 형편 상 고교 졸업 후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는 못했지만 낮에는 직장 생활하면서 야간에 대학공부까지 마쳤습니다. 그야말로 주경야독한 것이지요. 그 친구는 틈틈이 시를 써왔는데 결국 동시 「풀잎의 눈과 새들의 귀로」로 아동문예 등단까지 했습니다. 그 친구가 바로 한명순 작가입니다.

한 작가는 1990년 등단 이후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여러 동시집을 내고 한국아동문학상과 소월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중견 동시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학창시절 선생님의 칭찬과 격려의 한마디가 지금의 한 작가를 만들었다며 이야기를 전하는 최 총장은 친구를 몹시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사실 최 총장 역시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여러 장벽을 깨뜨리며 어렵게 공부하며 미국 유학까지 마치고 모교의 교수로 28년간 재직한 다음 총장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교수 생활 28년 중 전반 14년 가량은 제자들이 더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질책도 마다하지 않고 몰아붙이며 가르쳤다고 합니다. 이후 후반 14년은 제자들을 가능한 한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하며 가르쳤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것이 가르치는 쪽이나 배우는 쪽 양방 모두에게 더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고 자평하더군요.

이것은 비단 학교에서만의 일이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마음만 먹으면 칭찬과 격려를 마음껏 할 수 있습니다. 지난 회에도 말씀드렸지만, 격려와 칭찬은 받는 사람에게 뿐 아니라 하는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상대방을 보는 관점 자체가 긍정적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받은 칭찬과 격려가 여러분의 삶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되돌아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실천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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