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상곤 (주)영진공사 차장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노자의 도덕경 제63장에 나오는 데 ‘원한은 덕으로 갚고, 천리 길은 한 걸음부터’에서의 뒷부분을 차용해 쓴 것이다. 이 말을 우선 언급한 것은 원고 요청을 받고 첫 제목과 내용에 대해 고민하던 중 택한 것이다.

여러 가지 주제 중 첫 번째 주제의 제목으로 선택하면서 참고(근거)자료로 하기 위해 인터넷 검색 중 만난 이명권(비교종교학자) 블로그에서 따온 것이다.

그의 블로그에는 이런 글이 있다. “큰일도 따지고 보면, 작은 일을 거쳐야 하는 것이고, 많은 양의 수확도 적은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큰일을 먼저 걱정하지 말고 작은 일부터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범한 이치다”라고 언급돼 있다.

한편, 우리가 발을 담고 일하고 있는 인천항의 경우에도 여러 산적한 문제들이 너무나 많다. 특히, 한 가지 특정 문제에 이해당사자가 다양하게 얽혀있는 경우가 다반사로 이러한 문제들은 해결점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 이렇다보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당사자(또는 담당)는 지레 걱정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시작조차도 못하고 있는 경우를 수없이 보고 있다.

그럴 때마다 필자가 살짝 건네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천리길을 가야하는데 첫걸음을 떼야 갈 수 있지 어렵고 번거롭다고 한 발짝도 디디지 못한다면 어떻게 천리를 갈 수 있나. 일단은 맞든 그르든 한번 가보라”고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필자도 인천내항 재개발이라는 실로 엄청난 문제의 당사자 그룹 중 한명으로 이 같은 문제점에 봉착해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조금이나마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는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해결하고 넘어야할 산이 너무 많은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동안은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서로간의 비타협적 주장으로 반목이 참으로 심했었지만 마침내 지난 5월 28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내 회의실에서 인천내항 1·8부두 재개발 및 국제여객부두 이전 등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하여 3자간의 대책마련 및 합의(안) 도출을 위한 회의가 개최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하 해수청), 인천항만공사(이하 IPA) 및 국제여객터미널 존치와 8부두 개방 및 내항재개발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간의 대책회의가 개최됐다. 회의 내용(요지 및 결과)을 간략해보면 8부두 우선 개방과 관련해 올해 최대한 빨리 개방되도록 행정절차 및 보안펜스 이설공사 등을 조속히 추진하자는 것이다.

또 향후 주차장 등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의견을 모았고 또한 1·8부두 재개발사업자가 선정되거나 인천 신항이 전면개장하게 되면 8부두 잔여부두부터 우선적으로 개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었다.

그리고 국제여객터미널 이전에 대하여는 향후 터미널 이전 시 주변 상권 공동화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에 공감하고 대안 마련을 위해 해수청, IPA, 인천시청, 중구청 등 관련기관과 주민대표로 구성한 TFT를 7월에 발족하자는 비대위의 건의에 동의를 한 것이다. 이날 대책회의를 통해 큰 그림에는 합의가 도출됐지만 앞으로 이를 실행할 방법론을 개발해야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물론 인천항 정책을 대표하는 기관과 주민을 대표한 비대위 간의 합의 도출을 위한 대책회의였으므로 앞으로 훌륭한 대안 즉, 실행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인천항을 중심으로 내항재개발 문제와 국제여객터미널 이전 문제에 대해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설왕설래 참으로 말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내항재개발의 경우 초기에는 개발론자와 비개발론자간의 대립과 갈등에서 개발 추진의 방향으로 귀결되어 가는 요즘에는 언제,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에 대해 소음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여객터미널의 경우 지역공동화를 염려하는 주민들의 이전 반대에 대해 기 투자된 자금의 집행 때문이라도 어쩔 수 없이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정부측 관계자들 간의 실랑이가 존재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실랑이로 인해 문제 해결 시 무조건 고민만 하지 말고 일단 한발을 떼보고 그다음을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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