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금융거래를 위해 금융감독원이 국내 체크카드 및 신용카드에 개인정보를 암호화한 집적회로(IC) 칩이 도입됐지만 여전히 카드복제 등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 발행되는 카드가 마그네틱(MS) 카드와 IC 카드의 기능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 카드’ 형태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안에 취약한 MS를 이용한 범죄가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에 일반 가맹점들도 기계에 카드를 끼워 넣는 IC 전용 단말기보다는 비교적 결제가 편하고 빠른 기존의 MS 전용 단말기를 사용하고 있어 IC 칩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가에서는 체크카드까지 IC 카드 위주이며 IC 카드 전용 단말기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일부 상점에서는 IC 전용 카드를 사용하더라도 따로 비밀번호 입력을 요구하기도 한다.

금융감독원은 국내에도 IC 전용 카드를 도입하는 것이 기술적으로는 모두 가능하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경제성 및 합리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미국이나 아시아 국가의 경우 여전히 MS 전용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모두 IC 전용 카드 및 단말기로 교체하면 이들이 우리나라에 방문할 경우 카드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프랑스 파리의 경우 프랑스 국영철도(SNCF)에서는 카드에 IC 칩이 없으면 승차권 판매기에 인식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외국인 관광객들은 MS 카드로 표를 구매하거나 예매표를 발매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미리 IC 카드를 추가로 발급받아 가거나 창구에 가서 긴 시간 대기해야 한다. 글로벌 호텔이나 대형 상점도 마찬가지여서 일부 관광객이 크게 불편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C 전용 카드로 교체하는 것도 좋지만 변용성 등에 있어서는 하이브리드 카드가 비교적 편리”하다며 “MS를 통한 카드정보 복제 방지를 위해 오는 21일부터 모든 가맹점을 대상으로 IC 전용 단말기 전환이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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