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웃 간 끊어진 ‘정’을 복원한다.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은 안산시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생긴 집중피해 지역에 대한 지원 사업 중 하나다.

 심리치료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이웃 간 ‘정’과 ‘왕래’가 끊기고, 직·간접적 피해자들이 점차 사회와 고립된 생활로 인해 더욱 힘든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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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시도 이 같은 우려에서 피해자가 집중해 있는 고잔1동, 선부3동, 와동에 ‘희망마을 만들기’라는 사업을 통해 이웃 간 정을 회복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행정기관, 주민, 전문가가 함께 만드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

 이 같은 고민의 연장선에서 희망마을사업추진단이 지난 4월 10일 출범한 것이다.

 이어 제도적·행정적 추진체계 구축과 마을교육 및 주민참여 사업 지원, 지역 맞춤형 기획 사업으로 구분, 3대 기반구축 사업 및 6대 핵심 사업을 수립했다.

 3대 기반구축 사업의 경우 제도적·행정적 추진체계는 희망마을 주민계획단인 ‘희망 드리미’ 운영, 전문가 자문단 운영, 원탁회의 개최, 주민의식조사, 전문기관을 통한 희망마을 만들기 연구용역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공동체 회복을 위한 주민 주도의 공모 사업을 추진, 마을공동체 민간모임을 발굴·지원하고 있다. 세월호 집중피해 지역을 14개 권역으로 세분화해 지역 특성에 맞는 마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 행복 웃음 솟는 희망마을 만들기

 주민들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행복마을을 만들기 위해 우선 마을 곳곳에 다양한 꽃과 식물을 재배, 상처와 아픔을 치유할 수 있게 했다. 또 지역 맞춤형 기획사업으로 기억의 풍경을 녹취하고 추억의 장소를 사진으로 기록해 공간지도로 만들고 있다.

 공동체 회복을 위한 6대 핵심 사업은 주민교육을 통한 주민 주도의 사업 발굴, 건강치유를 통한 신체적·정신적 건강증진과 안전복지 실현, 궁극적으로 모두가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또 문화예술 사업을 통한 마을문화 사업 추진과 사회적 경제를 구현하기 위한 마을 기업 육성, 기념 기록화를 위해 장소와 상징성이 있는 것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 같은 다양한 사업들은 시설개선 사업보다는 주민들이 보다 더 자주 만나고 대화를 하며, 다양한 활동을 함으로써 이웃 간 정이 생기는 ‘이웃 사촌’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안산시 여환규 자치행정과장은 "일부에서 이 같은 사업에 대해 우려하는 분들도 있지만 시정 원칙 중 하나가 ‘지원’은 하되 ‘간섭’은 최소화한다는 것"이라며 "민간 전문가들의 역량이 충분하므로 성공적인 사업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사업

 안산시는 희망마을 만들기는 단기적인 추진이나 일회성 행사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보고 연도별로 계획성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제도적·행정적 추진체계와 조직체계 마련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우선 피해 지역에 대해 시에서 직접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한 가운데 주민계획단 희망 드리미·전문가 자문단 구성 등 조직 협력체계를 마련하고, 사업추진을 위한 기초자료를 위해 주민의식조사 실시와 전문기관을 통한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용역을 발주 중이다.

 또 국토부 등 중앙부처와 경기도의 각종 공모사업에 응모, 지역의 숙원사업들을 해결한다는 복안이다.

 지금까지 경기도 따복공동체 사업에 응모해 4개 분야 11건의 사업이 선정, 8천700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내년에는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의 본격적인 가동을 통해 주민교육 지원 사업 등 역량 강화 교육과 안전복지 마을 만들기 사업을 펼치는 등 주민 주도의 지속 가능한 마을 만들기 사업인 사회적 경제 지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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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도에는 추진된 사업에 대한 평가와 진단을 실시, 앞으로의 진행방향을 모색하고 희망마을 명소화와 정기 축제를 벌이는 등 지속적이고 자생력 강한 마을 만들기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연도별 사업의 안정적 진행으로 마을 분위기가 개선되고 주민 역량이 강화되면 공동체 프로그램을 정착해 협동조합 및 사회적기업으로 발전시키는, 장기적인 발전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 주민과의 첫 소통 ‘수다 마당’

 희망마을사업추진단은 사업의 핵심 주체로 지역주민을 참여시키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주민들을 사업의 주체로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접목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지난달 진행된 ‘수다 마당’이다.

 6월 2일 고잔1동을 시작으로 3일 선부3동, 19일 와동 주민들이 한곳에 모여 희망마을 만들기에 대한 사업 소개와 함께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수다 마당을 열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또 대학과 기업 등과 연계한 공동체 회복을 위한 산학연 공동연구도 추진한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안산시와 서울대학교, 스페이스톡㈜이 희망마을 만들기 공동연구를 위한 상호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건강한 희망마을 만들기 공동체 프로그램 주민 참여 지원, 스마트 운동기구 설치장소 제공 및 허가, 참여 주민들의 건강 및 체력 측정·설문조사 지원, 사물인터넷을 통한 운동데이터 수집·건강증진 연구, 참가자들의 맞춤형 운동 처방 및 프로그램 제공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 공모사업에도 선정돼 국비 4억5천만 원도 지원받았다. 세월호 참사 최대 피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스마트 운동기기를 활용, 신체적 건강 증진을 파악하고 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 평가를 통해 건강한 희망마을 만들기를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제종길 시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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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은 제종길 안산시장의 핵심 공약 사업이다. 지난해 7월 취임 후 첫 시정과제로 공을 들여온 사업의 성과로 시청 내 1개 팀이 신설되고, 최근 주민 중심의 추진단도 구성됐다.

 제 시장은 "주민들의 주도적 참여가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의 성공 열쇠"라며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의 가장 큰 목표는 이웃 간 공동체 회복"이라고 말했다.

 공동체는 산업화 이후 사라진 이웃과 마음을 열고 정을 나누는 등 우리 민족 고유의 정 문화를 회복,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마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 시장은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의 성공은 제도적·재정적인 지원과 함께 시행착오의 최소화와 빠른 정착을 위해 전문가 집단의 폭넓은 조언 및 지역 내의 각종 단체들의 협력적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또 "무엇보다 희망마을 사업에 대한 성공의 열쇠는 주민들의 자발적이고도 주도적인 참여"라며 "공동체 정신은 지역주민에게서 출발해서 지역주민들에게서 마무리되는 선순환 구조"라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라는 큰 아픔이 1년이 지난 지금도 충격과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공동체 회복을 위한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은 안산시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란 것이다.

 제 시장은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을 세월호 집중 피해 지역에서 시작해 안정기에 접어들면 주변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공동체 회복을 위한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산시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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