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인천은 잘 될 일만 남았습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기호일보 창사 40주년 및 창간 27주년을 맞아 본보와 가진 특집 인터뷰를 통해 "수도권매립지와 인사 혁신, 재정 건전화 등의 핵심 사업이 모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유 시장은 수도권매립지 4자 협의체 합의에 대해 ‘취임 후 가장 큰 힘을 발휘한 성과물’이라고 평가했다. 4자 협의체 합의안에 대해서는 "매립지공사 관리권 이관과 소유권 이전 등 그동안 엄두도 내지 못했던 비정상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배국환 경제부시장에 대해서는 "배 부시장이 인천의 재정 건전화를 해결할 적임자로 임용된 지 1년밖에 안됐지만 짧은 시간 실로 엄청난 역할을 해냈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취임 1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인사 혁신을 단행한 그는 "혁신과 소통과 성과는 말로만 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제부터 학연·지연·혈연에 구애받지 않고 사심 없는 유정복표 시정 2년 차 시정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유 시장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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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호일보는 올해 창사 40주년과 창간 27주년을 맞는다. 어떻게 평가하나

 ▶명실상부한 인천경기 지역의 정론지로서 사랑받고 있는 기호일보의 창사 40주년 및 창간 27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1970년대 해직 언론인들이 모여 창간한 경기 교육신보를 모태로 해 그 정신을 계승해 온 기호일보는 공정·책임·정론·진실을 사시(社是)로 삼고 지난 27년간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더불어 여론형성과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고, 인천 발전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에 감사드린다.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도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한 지역 언론, 특히 인천 토박이 언론사들의 숙제는 무엇이라 보는가

 ▶변화하는 언론환경에 따라 전통적인 매체들이 직면한 어려움에는 깊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축적된 지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냉철한 분석과 합리적 여론 형성 및 대안제시를 지속해 온 매체들은 그만의 가치를 갖고 있다 판단한다. 기호일보와 같은 지역 토박이 언론들의 역할은 더욱 막중하다.

 지역의 소식과 정보를 시민들에게 신속·정확히 알려줘야 할 뿐만 아니라 지역 여론을 수렴해 이를 충실히 대변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도 인천은 수도권에 위치해 있는 지역적 특성상 아직까지 많은 지역 언론들이 우리 지역 자체의 정보보다는 오히려 서울 등 중앙의 소식에 편중돼 있는 경향이 없지 않다.

 영호남을 비롯한 타 지역의 경우 당연하게도 자기 지역의 소식에 더 민감하고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국제행사를 개최하거나 국가사업에 있어 타 지자체와 경합할 경우 지역사회와 언론이 하나로 뭉쳐 한목소리를 낸다.

 지역의 이익을 위해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지역이기주의와는 또 다른 개념이다. 우리 인천의 지역 언론도 건전하고 합리적인 여론 형성과 시민통합에 일조함으로써 인천만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시민이 지역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20주년을 맞는 지방자치의 성과와 지역 언론이 지방자치 시행에 있어 어떤 역할을 했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일부에서는 지방자치제도에 따른 부작용 또는 시행착오에 대한 문제점 등으로 무용론까지 제기하고 있으나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학교’라는 말처럼 그 당위성이 명백하며 순기능이 훨씬 큰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지방자치시대에 지역 언론의 역할은 막중하다.

 언론의 가장 큰 사명은 공정한 보도지만 지역 언론은 여기에 더해 지역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해 공론화하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지방자치의 실현을 위해서는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해 지역사회의 많은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 이런 면에서 앞으로 기호일보가 그 중심을 이끌어 주길 바란다.

 

 -취임 2년 차를 맞는데 지난 1년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각오를 말해 달라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쁜 나날들이었다. 그동안 인천의 상황을 파악하면 할수록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었다.

 각종 숙원사업은 답보 상태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 재정은 심각한 상태에 빠져있었다.

 하루 24시간을 고민하면서 뛰어온 1년이 아닌가 싶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어려움은 극복해야 할 과제일 뿐이다.

 ‘호황이면 좋고 불황이면 더 좋다’는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가야겠다는 의지를 더욱 굳건히 하고 있다. 사심 없이 오직 시민의 행복과 인천의 발전을 위해 쉼 없이 노력했고, 그 결과 인천발전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자신한다.

 2년 차부터는 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더 가시화해 나갈 계획이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치가 대표적 성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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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정난 해결과 개발사업 현안해결은 인천시가 풀어야 할 최대 난제다. 해법과 방법론이 있다면

 ▶막대한 부채규모와 재정난을 해결하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는 고민이 든다. 이 때문에 취임부터 총리와 각부 장관은 물론 중앙부처 직원들까지 만나 협조를 구했다. 그 결과 올해 국고보조금은 역대 최대 규모, 보통교부세는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더 확보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재정난이 해결되기에는 너무나도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있다. 근본적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해외투자 유치를 진작시켜 재정의 기초를 튼튼히 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독일 BMW사의 드라이빙 및 R&D 센터 건립과 영종도 복합리조트 건설 및 정부사업 선정이 힘을 보탤 것이다. 최근 업무 협약이 체결된 검단신도시 글로벌 기업도시 프로젝트 ‘스마트시티’도 빼놓을 수 없다.

 재정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세출 구조 개혁과 공사·공단에 대한 경영정상화도 눈여겨 봐줬으면 한다.

 십수 년간 지지부진 하던 현안사업들도 조금씩 실마리가 풀리고 있다.

 루원시티 정상화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가 단적인 예다. 그중에서도 반세기 인천 시민의 염원이었던 병무지청 설립과 수도권매립지 논의가 최상의 성과물이다.

 매립지 4자 합의는 특히 비정상적인 매립지 정책을 바로잡는 최상의 선택이었다.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쉽지 않은 문제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현안 사업들이 돌파구를 찾아 정상궤도에 오른 만큼 제3연륙교 등 남은 숙원사업들도 반드시 해결방안을 마련해 시민이 편안하고 행복한 인천시를 만들어 가겠다.

 

 -유 시장이 추진하는 핵심 사업 가운데 인천의 가치를 다시 조명하는 ‘인천 가치 재창조 사업’이 있다. 인천 가치 재창조 사업은 무엇이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인천은 유난히 최고(最古)·최초의 역사 및 문화가 많고, 스토리텔링화해 인천만의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자원들이 상당하다.

 고인돌에서부터 근현대사까지 아우르는 인천의 역사 자원은 물론 바다·아라뱃길·168개의 섬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관광 자원화해 인천만의 가치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인천인으로서의 소속감을 갖게 하기 위한 ‘인천 인물 발굴·관리’와 함께 명칭에서의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방법도 추진하겠다.

 앞으로 인천만의 가치 재창조를 통해 지역 정체성 확립은 물론이고, 시민들이 인천 출신이라는 자긍심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대담=한동식 정치부장 dshan@kihoilbo.co.kr

 정리=이재훈 기자 ljh@kihoilbo.co.kr

 사진=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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