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연인, 친구, 그리고 이웃과 함께 떠나는 철길 여행. 도심 속, 페달을 힘껏 밟아보자.

 그 길이 아무리 길어봐야 4.3㎞ 정도에 불과하지만, 레일바이크는 달리는 동안 일행과 함께 도란도란 담소를 나눌 수 있어 좋다. 왼발 오른발을 밟을 때마다 아름다운 왕송호수의 전경과 조류생태, 습지 등 자연경관이 마음속 깊은 곳에 추억이 돼 차곡차곡 쌓이는 여행. 그 낭만을 국내 유일의 철도 특구로 지정받은 의왕시가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다. <편집자 주> 

 자전거 바퀴가 레일에 고정돼 탈선이나 넘어질 염려가 없고 가족이나 연인이 함께 페달을 밟으며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레일바이크의 안전성과 재미에 많은 사람이 빠져들고 있다.

 ‘레일바이크’라는, 철로 레일 위를 달릴 수 있도록 만든 자전거란 뜻의 이 단어가 국어사전에 등장한 것은 2004년이라 한다. 그만큼 우리에겐 아직까지 생소한 개념이다.

 레일바이크는 1908년 미국의 ‘시어즈 앤드 로벅’이란 회사가 개발한 상품명이었으나, 곧바로 고유명사로 자리를 잡았다. 1800년대 미국의 서부시대 당시 버려진 철로에 바이크를 설치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으며 유럽의 산악관광지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관광 아이템이다.  

 # 자전거를 타고 떠나는 철길여행

 레일바이크를 국내에서 처음 도입 한 곳은 강원도 정선이다. 2004년 폐선을 활용해 7.2㎞ 구간에 레일바이크 노선을 설치했다. 지금은 정선을 비롯해 삼척, 양평, 문경, 곡성, 춘천 등 10여 개 지자체가 레일바이크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처음 선을 보인 지 10년이 조금 지났지만, 지자체의 주요 수익 사업의 하나로 확산되고 있다.

 레일바이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밀집해 살고 있는 수도권 주변에는 양평을 제외하고는 레일바이크가 운영되는 곳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레일바이크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생태환경을 보존하면서 방문객의 접근성이나 주변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곳이 그만큼 드물기 때문이다.

 레일바이크 사업을 진행 중인 의왕시 왕송호수의 경우 인근에 철도박물관, 자연학습공원, 조류생태과학관, 인공습지 등 볼거리가 밀집해 있는 데다 생태환경이 잘 보존된 것은 물론, 사통팔달의 도로망까지 갖추고 있어 레일바이크 시설의 최적지로 꼽힌다.

 #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2011년 서울메트로가 수행한 ‘왕송호수 순환 레일바이크 설치 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에 따르면 사업 타당성이 매우 양호해 사업 개시연도부터 흑자 운영이 가능하고 10년 차부터 손익분기점을 넘어 설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기대도 크다. 의왕시가 2013년 주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설치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6%가 레일바이크 설치에 찬성(25.5% 반대, 8.9% 무응답)했으며, 해당 지역인 부곡동의 경우에는 74.9%의 높은 찬성률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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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들은 레일바이크 사업이 관광객 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레일바이크는 철로 위에 큰 자전거를 발로 움직이는 운동·레저기구다. 석유나 석탄으로 움직이는 게 아닌 무공해 이동수단이다.

 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대로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사업 주변에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등을 조성해 생태공간을 늘려나가고 있어 왕송호수 주변이 더욱 친환경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사업은 부곡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으로 판단돼 시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함에 따라 철도 관련 공기업 출자회사를 비롯해 여행사와 국내 레일바이크 운영업체, 레일바이크 제작업체, 철도 차량부품 제조업체 등 7개 업체가 사업 참가 의향서를 제출했다. 당초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으나 지난해 6월 제1차 공모 시 사업참가 의향서를 제출했던 기업들이 과다한 초기비용과 투자금 회수 기간에 부담을 느껴 공모에 참여하지 않는 일도 있었다.  

 #수도권 관광 명소 기대

 시는 민간업체의 투자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일부 노선을 조정하고 사업비가 많이 들어가는 교량 구간을 최소화하는 등 사업내용을 변경해 사업을 재추진했다.

 당초 4.7㎞의 레일바이크 노선을 자연경관이 수려한 인공습지 주변에 4.3㎞로 조정하고, 사업비를 192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줄였으며, 시비 103억 원과 민간사업자가 47억 원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민관 합동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왕송호수 레일바이크사업 설치 및 민간사업자 재공모에서 3개 업체의 컨소시엄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참여함에 따라 다시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공모에 참여한 업체를 대상으로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민간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사업계획심의위원회를 개최한 결과 원주문화방송㈜ 컨소시엄이 최고 점수를 받았다.

 올해 2월 우선협상 대상자인 원주문화방송㈜ 컨소시엄과 구체적인 협약을 체결하고, 4월에 레일바이크 운영법인(민간사업자)을 설립했으며, 5월 26일 드디어 공사에 착수했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사업은 호수의 전경 및 조류생태, 습지 등 자연경관을 잘 관찰할 수 있도록 4.3㎞를 순환하는 방식으로 계획됐으며, 레일바이크를 이용하지 못하는 어린이, 노약자도 체험할 수 있도록 꼬마 순환열차도 병행해 운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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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왕시는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사업을 추진하며 많은 어려움도 겪었지만 2013년 9월에 지정된 철도 특구 사업의 역점 사업으로, 총력을 기울여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시는 토공, 교량설치, 부대공사 등 기반시설을 설치하고 민간운영 법인에서는 궤도공사와 레일바이크 제작, 운영시설 등에 필요한 사업비를 투자해 오는 12월까지 레일바이크 사업을 준공할 계획이다.

 그리고 내년 1월부터 2월까지 시범운영을 실시한 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돼 의왕시의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된 부곡지역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수도권의 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성제 의왕시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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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도심에 레일바이크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의왕시 부곡동 지역은 우리나라 철도의 전통과 현대화된 첨단 철도시설이 공존하는 ‘철도 도시’로서 1905년 경부선 철도가 개통될 당시부터 철도여객 및 화물수송의 거점으로 발전해 온 철도산업·문화의 요충지입니다. 또 지난 2013년 9월 국내에서 유일하게 철도 특구로 지정받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왕송호수 레일바이크사업은 철도 특구 사업의 일환으로 정선, 삼척, 곡성 등 타 지역에서 운영한 성과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성공 가능성이 크고, 부곡지역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이라 판단돼 시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이 가장 밀집해 살고 있는 수도권 주변에는 양평을 제외하고는 레일바이크가 운영되는 곳이 없고, 레일바이크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생태환경이 잘 보존된 지역’인 데다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사업의 현재까지 진행사항과 계획

 ▶지난해 10월 민간사업자 공모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약 3개월간 협상을 진행한 끝에 지난 2월 원주문화방송㈜, 한국에이앤지, 에코레져산업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우선협상대상자와 구체적인 협약이 체결됨에 따라, 올해 4월 기반시설에 대한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레일바이크 운영법인(민간사업자)을 설립한 것입니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사업은 호수의 전경 및 조류생태, 습지 등 자연경관을 잘 관찰할 수 있도록 4.3㎞를 순환하는 방식으로 계획됐으며, 레일바이크를 이용하지 못하는 어린이, 노약자도 체험할 수 있도록 꼬마 순환열차도 병행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지난 5월 26일 공사에 착수해 의왕시에서는 토공과 교량설치 및 부대공사 등 기반시설을 설치하고, 민간운영법인에서는 궤도공사와 레일바이크 제작, 운영시설 등에 필요한 사업비를 투자해 올해 12월까지 레일바이크 사업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내년 1월부터 2월까지는 시범운영을 실시하고, 시범운영 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한 다음 3월부터는 레일바이크를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사업으로 인한 기대효과는

 ▶그동안 왕송호수 레일바이크사업을 추진하면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으나, 레일바이크 사업이 2013년 9월에 지정된 철도 특구 사업의 역점사업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된 부곡지역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리고 한국교통대학을 비롯한 철도박물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철도공사 인재개발원, 현대 로템 등 철도 관련 기관 간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해 철도 메카로서 의왕시의 브랜드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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